[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혹평이 시선을 끈다. 최종 승자는 북한이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구상을 사실상 수용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합의문에 공동으로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브루스 클링너 “북미 공동성명, 모호하고 약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과의 어떤 과거 합의도 이번 공동성명보다 모호하고 약한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특히 비핵화 방식과 관련 ‘포괄적’(comprehensive)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미국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추구한다는 기존 입장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이번 회담은 외교적으로 북한의 승리”라면서 “미국은 첫 북한 지도자와의 만남이라는 무리수를 두고도 얻은 것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3일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장 지도에 나선 김정은. [사진=북한노동신문] |
◆ 데이비드 맥스웰 “北, 핵무기 보유 적법성 얻어…쌍중단 수용”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의 승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며 “여전히 핵무기를 보유하면서도 적법성과 존중을 얻었으며, 잠재적으로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주목하며 “세부 내용 없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히고 미국은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이번 공동선언과 결합하면, 결국 쌍중단을 수용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실제로 한미연합훈련을 멈춘다면 미군의 전쟁억제력을 떨어뜨려 국가 안보를 훼손하게 된다”며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을 끊으려는 북한의 오랜 바람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
◆조셉 디트라니 “북미 공동성명은 큰 성과…중요 문제 포괄적으로 다뤄”
반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미 공동성명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모든 세부 사안을 담고 있진 않지만 중요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신뢰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대통령은 협상이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되는 한 연합 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만약 그렇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면 훈련을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만큼,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