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인피니티가 중고차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출범 2년만이다. 대형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와 BMW의 물량공세에 밀리면서 매매량이 현저히 적어져 사업유지가 어려워진 것이 이유다.
14일 수입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인피니티코리아는 인증중고차 사업인 ‘인피니티 어프루브드’ 서비스를 올해 초 중단했다. 재개 시기는 미정이다.
인증중고차 사업은 수입차 브랜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차량을 소비자로부터 직접 사들여 중고차로 되파는 것이다. 브랜드사에서는 주행 성능과 엔진, 내·외관 상태 등을 꼼꼼하게 점검해 기준을 통과한 차량만을 판매한다. 이 때 무상보증서비스나 할부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인피니티 어프루브드는 지난 2016년에 본격 시작했으며 인피니티 공식딜러사인 C&K 모터스가 맡아 운영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고객에게 별다른 공지나 설명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업이 중단됐으며, 현재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조차 안되고 있다.
인피니티코리아 측은 "현재 인증중고차 사업은 완전히 중단한 것은 어니고, 다른 딜러사로 옮기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 다시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에선 인피니티의 인증중고차 중단을 두고 신차 판매 부진에 따른 거래량 부족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오픈한 인피니티 인증중고차 전시장.[사진=인피니티코리아] |
실제 인피니티의 지난 5월 신차 판매량은 172대로 전년 263대에 비해 34.6%나 떨어졌다. 올해 누적으로 따져도 9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0.8%로 미미하다.
같은 그룹인 닛산코리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2.7%였던 점유율은 올해 1.9%까지 하락했고 판매량도 지난 5월 418대로 전년대비 27.8%나 줄어들었다.
신차 판매가 줄어들다 보니 인증중고차 물량 및 매매량이 적어 사업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는 결론이다. 특히 대형 수입차 브랜드의 무서운 물량공세도 인피니티의 사업중단의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벤츠와 BMW 등의 대형 수입차 브랜드들은 인증중고차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BMW의 경우 2007년 653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지난해 1만249대로 10년새 15배 가까이 확대됐다. 벤츠 또한 지난해 9108대를 판매하며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올 1분기 판매량은 2856대로 판매량이 이대로만 유지된다면 1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인증중고차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대형 브랜드들의 얘기고, 점유율이 낮은 곳은 중고 거래도 많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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