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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700만 vs 300만, 韓·日 관광 격차 어찌할꼬?

기사등록 : 2018-06-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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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700만명 vs 300만명.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와 반대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이다.

그야말로 ‘일본 관광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필자의 지인 가족은 지난달까지 벌써 일본을 두 차례나 다녀왔다.

평소 위안부 피해자나 독도 문제 등에서 거침없이 일본에 대해 쓴소리를 해대며 반일 감정을 숨기지 않던 사람인지라 궁금증이 생겨 물었다. “그러면서 왜 일본에 가냐고?”. 대답은 의외로 명료했다. “가깝고, 깨끗하고, 음식이 맛있기 때문”이란다.

일본 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714만200명이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7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보다 인구가 28배나 많은 중국(735만명)과 비교해도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니 인구 대비로 따지면 한국 관광객이 더 많이 일본을 찾았다.

해외여행 가는데 역사 문제까지 따지지는 말자. 여행지로서 좋으면 가는 거다. 그렇다면 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00만명에 불과할까. 우리보다 인구는 두 배 이상 많은 나라인데, 방한 관광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만 일본이 가깝겠는가. 일본에서도 대한민국은 가깝다. 일본만큼 깨끗하고 음식도 맛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일본인에겐 다소 힘들 수도 있지만, 워낙 음식 종류가 다양하니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성 싶다.

‘그런데 왜?’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여행 업계에서 쓰는 용어 중에 ‘리피터’라는 게 있다. 재방문 관광객을 뜻하는 말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리피터 수에서도 한국 관광객이 약 370만명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보다 다시 일본을 찾는 한국인 재방문객 수가 더 많은 것이다.

반대로 일본의 한 대형 여행사가 한국 여행 경험이 있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국을 다시 찾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한 번 방문했더니 한동안 가고 싶지 않다’와 ‘좋은 인상이 없어 재방문 의사가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비공식 통계로 필자의 일본인 친구들은 한국 여행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생각보다 물가가 비싸다’ ‘바가지 요금’ ‘불친절하다’ 등을 꼽았다. 한국을 자주 찾지 않는 이유가 필자 때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본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도 안 되는 ‘관광 열등국’이었다. 2012년 기준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36만명에 불과했다. 참고로 당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14만명이었다. 그러나 5~6년 만에 한국과 일본의 입장은 완전히 역전됐고, 지금은 당시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에 버금가는 한국인이 일본을 찾아 관광산업을 먹여 살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2869만900명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액이 일본에서 쓴 돈도 사상 처음으로 4조엔(약 40조원)을 넘었다. 2020년에는 4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런 추세라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듯하다.

일본이 관광 열등생에서 우등생으로 탈바꿈한데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의 힘이 컸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2012년 제2차 내각 출범 직후 일본 경제 재건을 위한 ‘일본재흥전략’을 발표하고 그 핵심 사업의 하나로 관광을 내세우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관광 정책을 우선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광입국추진 각료회의도 신설했다.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될 만한 규제는 전부 없앴고, 숙박 시설 확충을 위해 새로운 민박법도 시행했다. 이밖에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低) 효과, 각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관광 상품 개발 등도 일본이 관광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됐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획일화된 여행 콘텐츠와 서울에 집중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관광 인프라와 인력 확충, 장기적인 관광 정책 수립, 범정부 차원의 마케팅 등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관광은 미래를 먹여 살릴 산업이다. 우리가 가진 것은 결코 작지 않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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