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이제 '코웨이'하면 '윤석금 웅진 회장이 찜해 놓은 기업'이라고 느껴집니다. 올해들어 윤 회장측이 줄기차게 코웨이 인수 의지를 밝히는 것을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껴집니다. 코웨이 매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M&A(인수합병)를 담당하는 국내 메이저 사모펀드 임원의 말이다.
올해 1월 중순 ㈜웅진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대표 김광일)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서 맺은 겸업금지조항이 올해 1월 2일 해제된 것을 계기로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할 것이다"는 소문이 나돌자 아예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웅진그룹 |
◆ 줄기차게 '코웨이 인수하겠다", 시장에 강한 의지 심어줘
6개월 가량이 지난 현재, 상황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그간 사모펀드 업계와 렌탈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2조원대에 이르는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 "우선매수청구권(웅진이 코웨이를 우선매수할 수 있는 권리)이 웅진에 그다지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돼왔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웅진 입장에서는 득(得)이 실(失)을 압도하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부정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 회장측이 꿋꿋하게 "코웨이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다"며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백제 무왕이 거짓 정보를 만들어 유포한 '서동요'의 위력이 발휘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웅진의 코웨이 인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자금 문제도 해결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돌고 있다.
또 다른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의 연간 영업현금흐름이 5500억원이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3000억원"이라며 "여기에다 웅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2000여억원과 대주단을 구성해 자금을 마련하면 코웨이 인수 자금 2조원대가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 '창의적 발상'으로 의외의 결과 낳을지 관심
무엇보다 윤 회장의 '주특기'인 창의적 발상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판매왕' 기록을 갖고 있다. 100만원대의 고가 영문판이었지만 시장 상인과 사업가들을 찾아다니며 "당신 자녀도 당신처럼 키울 것인가? 영어 문제는 해결해줘야 한다"는 '자녀 사랑 마케팅'으로 성과를 냈다. 웅진코웨이를 설립했다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정수기가 팔리지 않자 "판매가 어렵다면 빌려주자"는 발상 전환으로 지금의 코웨이를 만들어냈다.
코웨이 인수와 별도로 웅진그룹은 지난 2월 웅진렌탈을 설립해 대리점 200개, 3만 계정을 확보했다. 웅진그룹측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자문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고, 법무법인 세종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웅진렌탈 CI. 사진 제공=웅진렌탈 |
웅진의 코웨이 인수와 관련, MBK파트너스측은 "웅진측과 협상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윤 회장은 2012년 경영 악화로 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1조20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웅진그룹은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다시 매각할 때 재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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