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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고유가·강달러 이중고…곳곳서 파업·시위 촉발

기사등록 : 2018-06-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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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트럭운전사 파업…수단 빵값 폭등 거리 시위
"유가 75달러, 전세계 물가 0.5%포인트 견인"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세계 경제가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내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에 근접했고 비행기 표값이 올랐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시위와 가스라인(주유 대기중의 자동차 행렬), 긴급 보조금 등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브라질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디젤 가격 인상으로 트럭 운전사들의 대대적인 파업이 일어났다. 브라질 정부는 열흘간의 트럭운전사 파업에 따른 피해 규모를 150억헤알대로 추산했다.

정부는 파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디젤 가격을 낮춰 약 두 달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에두아르도 과르지아 브라질 재무장관은 최근 유가 상승은 브라질에 "잔인하다"고 말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배럴당 75달러를 기준으로, 현재 국제유가는 전 세계 물가를 0.5%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만 해도 국제유가는 50달러 대에서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번주 회의에서 증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년 반만에 최고치인 80달러 부근에서 후퇴하긴 했지만, 브렌트유는 종전까지 올해 들어 20% 이상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UBS는 "현재 유가에서 미국과 캐나다 같은 대형 원유 생산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은 약 0.33%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유가 상승은 경제에 타격을 주는 요인이었지만, 최근 몇년들어 원유 생산을 크게 늘리고 원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면서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반면 UBS는 중국과 유로존 등 원유 수입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0.1%포인트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전체적으로 보면 큰 타격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연료비 상승은 어떤 국가에게나 고통스럽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트럭 운전사들이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며 상품 운송 등을 거부했다.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이러한 고통을 심화하고 있다.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WSJ달러화지수는 지난 2월 이후 6% 상승했다.

연료비 인상과 자국 통화 약세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아프리카다. 대형 원유 생산지이지만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에너지 빈국이어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식료품과 전자제품 가격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아프리카 9위 경제국인 수단에서는 빵값 폭등으로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밀 수입과 운송비용이 상승하면서다. 최근 몇 개월간 수단에서 연료 가격은 5배나 뛰었다.

유럽의 경우 달러 강세는 원유 가격이 지난 2월 저점 때보다 약 30% 비싸지는 데 일조했다. 영국은 파운드화 약세로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뛰었다. 영국 운전자 로비 단체 RAC 대변인은 파운드 약세와 유가 상승은 "치명적인 조합"이라고 말했다.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2년 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인도네시아에서는 연료 가격이 선거의 쟁점이 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9년까지 전기료 등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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