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이 이번주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원유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월가가 장밋빛 전망을 제시해 주목된다.
골드만 삭스가 국제 유가의 상승을 점친 한편 최근 2개월 가량 유가 상승 베팅을 축소했던 헤지펀드 업계가 다시 ‘롱’ 포지션을 늘리고 나섰다.
원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뿐만 아니라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감소한 데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가 선물옵션 시장에서 브렌트유 상승 포지션을 4.1% 확대, 45만5943 계약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상승 베팅 역시 0.5% 완만하게 늘어난 31만5063계약으로 나타났다.
이날 골드만 삭스 역시 투자 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원유 수급 상황이 유가 상승에 무게를 실어줄 것이라고 판단하고, 브렌트유가 올 여름 배럴당 82.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이 오는 22~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산유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하루 30만~60만배럴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버 제이콥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석유장관들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 역시 월가의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블룸버그는 일부 애널리스트 사이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뚫고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 ION 에너지의 카일 쿠퍼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 유가의 가파른 하락을 지켜본 투자자들 사이에 과매도 국면이라는 판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OPEC의 증산 움직임에 대해 비판한 데 따른 유가 하락이 다소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을 압박한 것은 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이 텍사스를 중심으로 석유업계가 밀집한 지역의 표심을 냉각시켜 중간선거를 불리하게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산유국의 증산 규모가 당초 예상만큼 큰 폭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헤지펀드의 상승 베팅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는 증산 규모를 총 150만배럴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 석유기업들이 새로운 유전 발굴에 나서면서 정부를 압박했다는 진단이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는 장중 2% 이상 폭락한 뒤 후반 0.3% 완만하게 상승 반전, 배럴당 65.29달러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