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우리은행이 1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8월 말이나 9월 초 쯤 금융위 승인을 받고, 내년 초에 지주사로 공식 출범할 전망이다. 이후 증권, 자산운용 등을 인수합병(M&A)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사옥[사진=뉴스핌] |
우리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체제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계획서' 승인을 결의했다고 밝혔다.지주회사는 오는 12월 주총을 거쳐 내년 초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으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융위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현재 7000억원(기존 출자금 제외)에 불과한 출자 여력이 7조원으로 10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법상 은행은 자기자본의 20%로 출자제한을 받지만 금융지주사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비은행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앞서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등을 매각했다.
M&A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증권업계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유안타증권 인수를 검토했다가 가격 차이로 접은 적이 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놓고도 DGB금융지주와 경쟁을 벌였다. 최근엔 교보증권 인수설까지 제기됐다. 교보증권 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 등을 통상적인 수준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우리은행이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선 교보증권 뿐 아니라 다른 대형 증권사도 잠재 인수 매물로 꼽는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되면 자회사 투자한도도 대폭 늘어나고 레버리지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조달 비용과 세금을 넘어선 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면 지주사에게는 도움이 된다"며 "M&A을 통한 대형화, 지주사 전환을 통해 비은행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은행은 증권사 외에 자산운용사, 캐피탈, 부동산신탁 인수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취임 당시 "자산운용사 등 규모가 작은 부문부터 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 한화생명 등 증권사와 보험사로 구성돼 있다. 과점주주들이 금융지주사 전환에 맞춰 같은 업종의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M&A 과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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