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독립투자자문업자(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제도가 도입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낮은 자본금과 제한적인 투자 대상 등 전문성도 떨어지고 수익성(수수료) 측면에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제도 시행 1년이 넘었지만 IFA 등록건수는 현재 '제로' 상태다.
<자료=금융위원회> |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FA로 등록한 투자자문업자는 제도 시행 1년간 한 건도 없없다.
IFA는 특정 금융사와 이해관계 없이 투자 조언을 해주고 자문료를 받는 법인·개인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부터 금융상품 자문서비스 활성화 방안으로 자문업자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독립투자자문업의 최소 자기자본이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졌고, 자문사가 판매사(증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사라지면서 이해관계 없이 자유롭게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펀드온라인코리아, 삼성·NH·KB증권을 비롯 몇몇 증권사는 자체 시스템을 통해 자문플랫폼을 운영한다. 가장 큰 곳은 NH투자증권. 전체 계약잔고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NH증권의 자문플랫폼 업무위수탁계약 자문사는 22개사나 되지만 대부분 일반투자자문업자(FA)다. 이들은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특정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투자자들에게 권유한다. 이 경우 고객이 증권사에 지불하는 50~70bp 남짓한 수수료 가운데 50~70%를 선취수수료로 받는다.
당초 시장에서는 IFA 도입에 대해 특정 증권사와 이해관계 없이 투자자들에게만 수수료를 받으면서 판매사와 상관 없이 경쟁력있는 상품을 권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1년이 지났지만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내 자문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가운데 자문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율이 매우 적거나 못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자문은 으레 공짜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증권사가 고객들에게 수수료 부담을 낮춰가는 상황에서 자문 서비스를 통해 돈을 받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자기자본 기준이 낮고 주식 종목 추천은 불가능한 점 등도 투자자문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는 "ELS나 주식형펀드 투자에 대해 자문한다는 것 자체가 모호하다"며 "자본금 1억이라고 하면 회사 운영은 어렵고 혼자 한다는 건데 이 경우 시장 분석이나 운용에 한계가 있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해왔다.
투자자에게 연간 4만원(분기당 만원)의 자문료를 받아 운영하는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역시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재욱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이사는 "우리는 FA로 등록해 영업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자문료를 받아 운영하는만큼 사실상 독립적으로 상품을 권유한다. 증권사 판매 상품을 가입할 경우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도 받는다"며 "유불리를 따지자면 굳이 증권사 수수료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IFA로 전환해 영업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