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주변국들과의 정상외교에 이어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열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몸값이 크게 치솟은 상태다. 최근 3개월 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3차례, 문재인 대통령과 2차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차례 만났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밝히는 등 주변 4강이 김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유엔 데뷔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월 뉴욕 유엔총회에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 정상국가를 추구하는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미국을 가게 되면, 2차 북미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 6.12 정상회담에서 서로를 초대한 만큼 향후 워싱턴과 평양에서 북미간 '셔틀 외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 대북 전문가들 "김정은, 9월 유엔총회 연설 가능성 높아"..
권태진 "현재는 어렵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 취해야 가능할 것" 반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연설과 관련해 북한의 이득이 커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현재보다 더 진행돼야 유엔총회 연설이 가능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9월에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를 계기로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별도 조약을 만들거나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연설과 남북미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그리는 시나리오"라며 "김 위원장도 국제무대에 진출함으로써 유엔이라는 또 하나의 세력을 등에 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부원장은 "유엔은 갈등보다는 대화에 무게를 둘 것"이라며 "유엔총회에서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던지면 미국의 추가적인 제재와 압박을 피할 수 있는 국제적 여론을 만들 수 있어 북한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로 나오는 방안 중 핵심이 유엔"이라며 "미국이 뒷받침해준다면 김 위원장이 유엔에서 연설하는 가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조치를 한 것이 별로 없어 현 상태에서는 유엔 연설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엔 가입국들이 비핵화를 인정할 정도의 조치를 취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