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집 없이 거리를 떠도는 연인을 위해 '렌터블룸(Rentable Room)'과 '렌터블 하우스(Rentable House)'를 제작한 설치미술가 고재욱 작가가 이번에는 미술관에 집을 지었다.내 집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시멘트 홈'이다.
고재욱 '시멘트 홈'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
앞서 서울에 내 집, 내 방 하나 없는 청춘을 위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 그가 미술관에 지은 집이라 눈길을 끈다.
고재욱 작가의 신작 '시멘트 홈'은 22일 개최하는 'Summer Love: 송은 아트큐브 그룹전'에서 펼쳐진다. 개최 하루 전인 21일 '시멘트 홈'이 취재진에 공개됐다.
'렌터블룸'은 나무로 만든 방이지만, '시멘트 홈'은 시멘트로 만든 아파트다. 동일한 형식, 규격으로 대량 생산한 소평 큐브를 여러 개 쌓아 현대사회의 일반적 거주공간인 아파트를 묘사했다.
작품 '시멘트 홈'은 시멘트와 나무, 전기로 구성했다. 집을 지을 때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재료다. 작가는 '시멘트 홈'을 '렌터블룸'의 미니어처의 의미로 보기보다 현세대의 삶을 비춘 작품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송은아트센터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고재욱 작가는 "이 집은 납골당의 진열대처럼 보인다. 이 작업은 평생 작은 방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라며 "푸른색, 주황색, 흰색의 빛이 나오는데, 이 역시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야경을 담았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프로젝트 외에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를 미술관에서 할 수 있게 됐다. 사회참여적인 활동 외에 조형적인 언어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가 '시멘트 홈'"이라고 작품의 기획 과정을 소개했다.
'Summer Love:송은 아트큐브 그룹전'은 22일 시작해 8월11일까지 열린다. 고재욱 작가를 비롯해 김서량, 노상호, 류현민, 민혜기, 박명미, 박한샘, 안종현, 윤하민, 이영희, 이정형, 정문경, 정새해, 정영돈, 지희킴, 최희승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 16인의 신작을 소개한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