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와 경제 제재 완화 여부가 여전히 안개 속이지만 경제 개방에 대한 기대가 크게 번지고 있다.
북한에 진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는 해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한편 북한과 국경을 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에서는 투자 컨퍼런스가 꼬리를 물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20여명의 싱가포르 기업 경영자들이 북한을 방문, 투자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양국의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컨설턴트 마이클 헝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이튿날인 13일 방북 사절단으로 초청 받았다”며 “북한 경제가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앞서 선제적인 대비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 약 20명의 싱가포르 기업 경영자들과 함께 북한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의 관료들과 만나 현지 비즈니스 기회를 논의하는 한편 이미 현재에 진출한 해외 기업가들과 만나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UN의 대북 제재 이전 싱가포르는 북한의 7위 교역 파트너였다. 무역과 함께 금융 거래, 인적 교류를 통해 북한과 경제적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대북 경제 제재가 풀릴 때까지 해외 기업의 투자와 교류가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 북한 투자 기회를 엿보는 기업들의 주장이다.
또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지속되는 만큼 경제 제재 완화 및 해제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이들이 판단이다.
특히 섬유와 소매, 정보통신 기술 부문의 경영자들이 북한과 비즈니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발의 여지가 높은 데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중국 민간 기업들도 북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으로 양국간 경제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중국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북한과 가장 크게 국경을 마주한 랴오닝 성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북 투자 포럼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와 민간 투자 브로커, 리서치 업체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포럼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비효율적인 사회주의 경제로 인해 러스트 벨트로 전락한 중국 랴오닝 성은 북한의 경제 개방과 해외 투자 유입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로 들뜬 모습이다.
유로머니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한 노스이스턴 대학의 리 카이 연구원은 “북한 경제가 개방되면 무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북한과 인접한 중국 주요 도시의 경제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