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내달 3일 보험사 CEO들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수료율을 둘러싼 보험·카드사 간 의견 차가 커, 금융당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진통이 있을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는 수수료율에 대한 보험·카드사의 간극을 좁히지 못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현재 생보사는 24개사 중 9곳(2회 납입 이후 카드결제율 3.5%)이 보험료 카드납부를 막고 있다. 손보사는 대부분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초회보험료뿐이다. 2회차 납입부터는 절차를 어렵게 해 사실상 카드결제를 막아놨다.
지난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를 추진했다. 자문위는 보험, 카드업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8차례에 걸쳐 논의도 했지만, 결국 수수료율에 대한 두 업계의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 1% 미만 vs 2% 미만
카드사는 보험사에 2%대 수수료율을 제시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체계에 따라 정한 수수료율이 2%대였던 것"이라며 "이 이하로 보험료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은 검토해본 적이 없고,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계속 줄면서, 지금은 모두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카드사가 과거처럼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신시장을 개척하기 보다, 차라리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도 1% 미만 수수료율을 고수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대 수수료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보험사 모두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최근 IFRS17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인데, 보험료 변동없이 수수료까지 부담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 금감원장-보험사 만남서 다뤄질듯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는 내달 3일 예정된 윤 원장과 보험사 CEO들 간담회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올 들어서도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를 위해 보험·카드업계 사이에서 적극 중재를 해왔다. 최근에는 보험업계에 6월말까지 카드납부 부당운영 사례를 시정할 것을 주문하는 등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의 사정을 감안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보장성 상품 위주로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보험업계에 투자 목적이 섞인 하이브리드성 상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보험상품이라고 이들 상품의 보험료까지 카드 결제를 받으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희에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고, 양측의 입장 차도 워낙 커 몇달 내 일괄 타결하긴 어렵겠지만,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방안을 계속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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