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 폐기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북한이 대형 엔진 시험장을 이미 파괴하기 시작했고, 전면적인 비핵화 수순에 돌입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어긋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작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22일(현지시각)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위성 이미지를 판독한 결과 서해 위성 발사장을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 폐쇄되는 징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해 위성 발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김정은 정권이 폐쇄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다.
38노스는 서해 위성 발사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위성을 발사하는 데 필요한 대형 액체 연료 로켓 엔진을 시험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총 여섯 곳에 미사일 시험장을 확보하고 있지만 서해 시험장이 가장 선진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때문에 서해 시험장을 파괴할 경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셈이라는 얘기다.
38노스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수 차례에 걸쳐 북한의 핵 시설 주변 정황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북한의 비핵화 행보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38노스가 위성 이미지를 근거로 엔진 실험장 폐기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38노스는 서해(동창리) 실험장 이외에 무수단리와 신포, 남포, 마군포 이하리 등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을 포착한 위성 이미지에서 폭파나 폐기 작업이 진행되는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서해 실험장에 관한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네 곳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조만간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대로 김정은 정권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다는 것.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의 주장은 불과 하루 전날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도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이날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미국 정책자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