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외신출처

트럼프 측근들 잇딴 길거리 봉변..부메랑 우려도

기사등록 : 2018-06-26 05:4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샌더스 대변인 식당에서 쫓겨난 뒤 논란 심화
플로리다 법무장관 등 측근들도 시민들에 봉변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잇따라 '길거리 봉변'을 당하고 있다. 최근 불법 밀입국자에 대한 부모-자녀 격리 정책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누적된 반감이 그 측근들에게 직접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화풀이식 인신공격'이 증오 프레임을 즐겨 사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역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주말 트럼프 최측근인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한 식당에서 쫓겨난 일을 두고 미국 사회가 떠들썩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 22일 자신의 아버지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과 함께 버지니아주 렉싱턴에 있는 레드 헨 이란 식당을 찾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던 중 주인 스테파니 윌킨슨으로부터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윌킨슨은 '우리 식당은 정직·연민·협력과 같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기준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샌더스 대변인 일행은 식사를 마치지 못한 채 식당을 떠나야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다음 날 백악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백악관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가게를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나는 의견이 다른 사람일지라도 존중하며 최선을 다해 대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논란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오전 트윗 계정을 통해 "레드 헨 레스토랑은 새라 허커비 샌더스 같은 좋은 사람에게 음식을 팔지 않겠다고 거절하기보다 더러운 차양과 문, 창문을 청소하는 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페인트칠이 몹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겐 항상 원칙이 있는데, 만약 레스토랑의 외관이 더러우면 그 안도 더럽다”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샌더스 대변인이 버지니아 식당에서 쫓겨났던 날 저녁에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팸 본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도 영화관에서 봉변을 당했다. 그는 템파의 한 극장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다가 관객의 항의와 조롱을 받았다. 주변의 관객들은 본디 장관을 알아본 뒤 "창피한 줄 알아라" "당신은 끔찍하다" 라며 소리를 쳤다. 본디 장관은 결국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면 서둘러 극장을 나섰다. 일부 관객들은 극장 밖에까지 나와서 본디 장관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최근 '부모-자녀 격리 무관용' 정책을 주도하며 물의를 빚었던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지난 19일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주변의 손님들로부터 '창피하다'는 항의를 받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윗]

일부 정치인도 이에 가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은 지난 주말 집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식당이나 백화점, 주유소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각료 중 아무라도 본다면 나가서 사람들을 끌어모아 맞서라"고 주장했다. 위터스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반 트럼프 진영의 일부 호응을 얻기도 했지만 사회적 증오를 부추겼다는 비판도 낳고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워터스 의원에대해 "(워터스 의원은) 특별히 IQ가 낮다"며 "조심하라"는 경고를 자신의 트윗에 올리며 맞불을 놓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 식당 사건' 등을 주요기사로 소개하면서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공화당에 충격을 줄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오히려 역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신문은 앞서 샌더스 대변인의 식당 사건을 두고 최근 공직자들에 대한 망신주기는 정치적 분열의 징후라면서 "미국 정치의 분노와 분열이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