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가 ‘부담감의 벽’에 갇혀 있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는 1무1패(승점1)로 D조 최하위, 나이지리아는 1승1패(승점3)로 조2위를 기록 중이다. 피파랭킹 5위 팀과 랭킹 48위 팀의 현주소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축구 사랑은 대단하다. 그만큼 대표팀에 대한 깊이도 크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팀은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4년 동안 3번의 기회에서 패했다. 이것이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대표팀 전체를 심리적으로 무너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4년간 3번의 결승전에서 패했다. 2014년 월드컵 결승, 2015년과 2016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크로아티아와 러시아 월드컵 조별 예선 2차전에서 0대3으로 패하자 메시가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메시는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축구천재 메시의 얼굴 표정은 아르헨티나의 상황을 그대로 말해준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같은 결과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패배자’ 취급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 대표팀뿐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팀도 마찬가지다. 신태용호는 객관적인 실력에 비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메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시가 있는 ‘카탈루냐의 영웅’이다. 메시는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에서 거의 매년 프리메라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초라한 모습이다. 메시 원맨팀이라는 기대와 국민들의 큰 관심을 안고 대표팀에서 활약하지만 FC 바르셀로나만큼 수월하게 풀리지 않고 있다.
축구 인기가 많은 나라들은 대표팀에 거는 기대도 크다. 간판 플레이어가 있는 팀들은 ‘대표팀 = 선수’로 여길 만큼 메시 같은 스타에 의존한다. 부담감에 메시는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축을 했다. 그의 라이벌 호날두도 이번 대회서 4골을 넣었지만 이란전에서 PK를 실축했다.
삼파울리 아르헨티나 감독의 전략도 문제다. ‘공 잡으면 메시에게 패스’라는 게 보일 정도다. 메시를 도와주는 선수가 부족하다. 메시, 마체라노, 오타멘디 등 훌륭한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삼파울리 감독은 이를 운용할 시스템이 없다. 심지어 일부 선수들이 감독에게 반기를 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메시의 전 동료 자발레타는 BBC에 기고한 칼럼에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는 메시에게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메시가 2012년 브라질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트렸던 아르헨티나팀에서 활약했다.
자발레타는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오를 것을 확신하지 못하겠다. 메시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의 문제가 유독 메시의 부진에만 원인을 찾는 것 같다. 축구는 복합적인 단체 경기다. 메시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협업해야 한다. 하지만 메시에만 거는 지나친 기대가 그를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전 축구 스타’ 카카도 거들었다. 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대표팀을 이끈다는 부담감이 메시의 발을 묶은 것 같다. 그렇지만 곧 이겨낼 것이다. 메시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강하게 만든다. 당연히 안 풀리는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나이지리아에서 메시는 부활할 것이다”며 메시에 대한 변함없는 우정을 보였다.
메시는 2016년 부담감을 견디지 못하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 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다시 그를 불러냈고 대표팀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메시의 나이는 31살이다. 그에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공산이 크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27일(한국시간) 오전3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11월 친선경기에서 메시가 빠진 아르헨티나를 4대1로 격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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