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미 당국이 6.25 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을 합의한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발굴된 미군 전사자 유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몰래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상당한 숫자의 미군 전사자 유해가 북한 주민들에 의해 발굴됐다. 하지만 유해가 고액의 보상금을 받고 미국 측에 인도된다는 사실을 안 일부 주민들이 유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몰래 보관하고 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미군 전사자에 대한 유해 송환 의지가 싱가포르 수뇌상봉 합의문을 통해 알려지자 주민들은 미군 유해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예전에도 주민들 사이에서 미군 유해가 돈이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6.25 격전지 인근에서 미군 전사자로 보이는 유해를 발견하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집에서 보관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2005년 5월 26일 서울에서 개최된 미군 유해 송환식에서 유엔군 사령부 의장대가 북한에서 미국 조사단이 발굴한 미군 유해를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소식통은 "주민들이 가장 많은 미군 유해를 발굴해낸 곳은 함경남도 장진 일대로 미군 전사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인식표(군번)와 군복, 군화 등 전사자 유품들을 함께 발굴해냈다"면서 "장진을 비롯한 격전지에서 많은 전사자 유해가 발굴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유독 미군 유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군 유해를 당국에 신고해봤자,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전혀 없다"면서 "하지만 미군 유해 1구를 인식표 등 증거물과 함께 중국 브로커에게 넘기면 보통 1000달러 가량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미국은 전쟁 후 전사자 및 실종자 유해 발굴을 지금껏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잘 알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미군 유해를 잘 보관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큰 돈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미군 유해를 신고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최근 장진군 등 격전지에서 미군 유해 발굴을 목적으로 한 군부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면서 "발굴 현장은 삼엄한 경계 속에 인민군 총정치국이 주도적으로 유해 발굴을 지휘하고 있으며 필요한 각종 발굴 장비가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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