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은행(BOJ)이 일본 상장기업 10개사 중 4개사의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구입을 통한 BOJ의 주식 보유잔고는 시가 25조엔(약 250조원)에 달하며, 지난 3월 말 시점에서 상장기업 약 40%에서 상위 10위 이내 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 중 5개사에서는 실질적인 최대 주주다.
BOJ는 ETF 구입을 국채 매입과 더불어 2%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양적완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10년 처음 ETF 매입을 시작했으며, 2013년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총재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매입액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6년 여름부터는 연간 6조엔 규모의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은 약 25조엔이며,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시장의 시가총액 약 652조엔의 4%에 해당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BOJ는 도쿄증시 1부에 상장된 3735개사 중 1446개사에서 10위 이내의 대주주에 들어 있다. 1년 전 833개사에서 무려 1.7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이온, 도쿄돔, 삿포로홀딩스, 유니치카, 일본판초자(NSG)에서는 BOJ가 실질적인 최대 주주이다.
창업자 등이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부동주(浮動株)가 적은 기업일수록 BOJ의 ETF 구입에 따른 영향이 커진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경우 ETF에 다수 편입돼 있어 BOJ가 ETF를 1조엔 규모로 매입할 때마다 패스트리테일링 주식을 200억엔씩 매입하게 된다. 현재 BOJ의 ETF 매입 속도로 계산하면 1년 후에는 시장에 유통되는 패스트리테일링 주식이 거의 고갈된다.
구로다 총재는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당분간 ETF 구입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BOJ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향후 금융정책 정상화를 위한 출구 전략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행(BOJ) 건물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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