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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쾅’…무면허·10대가 어떻게 차를 빌렸나

기사등록 : 2018-06-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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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안성 참사..청소년 무면허 운전으로 4명 사망
어떻게 미성년자가?..렌터카 업체서 확인 소홀했을 가능성
스마트폰 카셰어링 서비스..청소년 무법 운전 ‘놀이터’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운전면허가 없는 10대 청소년이 렌터카를 몰다 대형 사고를 내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로 면허증을 위조·도용해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많아 면허확인 절차에 대한 대책 강화가 시급하다.

26일 오전 6시 13분께 경기 안성에서 무면허 10대 청소년이 운전한 렌터카가 건물 벽을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명이 그자리서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26일 경기도 안성에서 참사가 일어났다. 무면허 10대 고등학생이 운전하던 K5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건물 벽을 들이 받은 것. 이 사고로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 5명 중 4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탑승자는 모두 중·고교생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운전자였던 A(18)군은 사건 당일 새벽 안성 시내 렌터카 업체에서 사고차를 직접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주는 면허증을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군은 면허증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렌터카 대여 과정에서 면허증 확인 절차가 아예 없었거나 A군이 타인 면허증을 제시했지만 업주가 확인을 게을리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성년자인 A군이 면허증 없이 어떻게 차를 빌릴 수 있었는 지는 경찰조사를 지켜봐야한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간 탈선 청소년들이 너무 쉽게 운전석에 앉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2~2016년까지 5년간 경찰에 접수·처리된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는 5578건이나 된다. 매년 1000건씩 발생하는 꼴이다.

이들의 수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도용하는 것이다. 둘째, 면허증 자체를 위조하는 것. 셋째, 스마트폰 카셰어링 서비스를 악용하는 방법이다.

분실·도난 면허증을 거리낌 없이 도용하는 경우, 대형 업체에 비해 절차가 허술한 영세렌터카 업체나 무허가 업체가 범행 대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식으로 허가 받지 않고 운영하는 업체에서 확인을 대충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면허증 사진과 인상착의가 대충 비슷하면 차를 내준다는 설명이다.

면허증을 위·변조하는 것도 골치다. 주로 청소년들이 늦은 밤 주류업소, PC방 등을 출입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위·변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전면허증 위조 거래도 빈번하다. 이들은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업자에게 접근해 적게는 3만원, 많게는 10만원을 주고 주문한 위조면허증을 범행에 사용한다.

소셜미디어(SNS)에 '민증', '민증위조' 등을 검색하면 신분증·면허증 위조 거래에 관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캡처=인스타그램]

쏘카, 그린카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카셰어링 서비스는 절차가 더욱 간단해 이를 악용하는 미성년자들이 많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운전면허증, 결제수단, 휴대폰 번호 등을 한번만 등록하면 별 어려움 없이 차를 빌릴 수 있다. 절차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탓에 업체 측 직원과 대면할 일도 없다. 아이디를 통째로 도용하거나 부모의 면허증 정보를 입력하면 계속 이용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최근 5년 간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 사망한 운전자의 절반은 미성년자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5년까지 무면허 렌터카 사고는 총 1474건으로 사망자는 39명, 부상자는 2566명이다. 이 중 미성년자 사망자는 절반에 가까운 19명, 부상자는 839명이었다. 당국의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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