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조혼(早婚)도 아동 노동의 범주로 봐야 한다고 국제단체 '걸스 낫 브라이즈'(Girls not Brides)가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걸스 낫 브라이즈'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주최한 회의에서 어린 신부들이 가사 노동을 강요받고, 각종 폭력에 노출된 만큼 조혼을 아동 노동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5~27일까지 사흘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조혼 근절을 촉구하는 약 5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2018년 '걸스 낫 브라이즈' 국제 회의 포스터 [사진='Girls not Brides' 공식 트위터 계정] |
전 세계 아동노동의 피해자 인구는 약 1억5000만명으로, 여러 분야 중 농업 분야의 아동 노동력 착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법률 전문가 세스 언은 아동노동 피해 인구 집계 시 조혼 피해자들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혼인을 강요당한 어린 신부 대부분이 집 안에 갇혀 신체적·성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미국 뉴욕에 거점을 둔 국제 비영리 단체 '에이즈 없는 세상'(AIDS-Free World)의 법률 고문이기도 한 세스 언은 이날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혼을 강요당한다"며 조혼 실태를 거세게 비난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전세계 여성 중 6억5000만명이 18세 미만에 결혼하며, 연간 1200만명의 여자아이들이 조혼을 강요당한다. 강제로 혼인한 아이들은 결혼 후에도 강간을 비롯한 각종 가정 폭력에 노출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 법률 전문가 언은 어린 신부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국제노동기구(ILO)가 조혼의 피해자도 아동 노동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또 다른 회의 참석자는 피해자들이 자신을 노예라고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을 피해자라고 규정짓는 것은 오히려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언의 주장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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