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법원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조직적으로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하 전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스핌 DB] |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은 28일 오전 군 형법상 정치관여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단장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 또는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성과를 지지·옹호하는 글을 게시하는 것은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에 해당한다”며 2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이 전 단장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530단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대원들과 공모해 특정 정치인에 대한 댓글을 작성하거나 리트윗하는 방식으로 군 형법상 정치관여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총 11853개의 게시글 중 3227건이 정치적 중립성을 해하는 정도인지 명백하지 않다며 해당 부분을 무죄로 판결,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대법은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인 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정치적 헌법기관 또는 정치인으로서의 지위를 겸유하고 있다”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견을 공표하는 것은 그 자체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행위로서 구 군형법 제94조에서 금지하는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또 대법은 종북세력에 대한 비난글과 관련해 “표현 방법과 경위, 전체적인 맥락 등을 종합할 때 그 주된 취지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에 있다면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편 이 같은 조직적 정치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은 현재 1심 진행 중이며,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지난 27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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