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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남변녀] 우충사 “휴식이 곧 경쟁력, 변호사도 칼퇴근 해야죠”

기사등록 : 2018-06-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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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자유로운 법률 사무소 운영 "로펌계의 구글 만들고 싶다"
"수임료 낮은 소액사건도 마다 안해. 모든 사람에게 법률서비스 제공"
"경제적 실리만 따질 게 아니라 공익적 측면도 생각해야"

대한민국 변호사 2만5000명 시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 변호사로서의 꿈, 그리고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노력을 뉴스핌 법조팀이 조명합니다. 특별한, 특별하지 않은 변호사들의 많은 인터뷰 요청을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안양=뉴스핌] 이정용 기자 = 최근 한국사회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대두되고 있다. 근무환경에 따라 직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특히 전문직인 변호사 업계에서 워라밸이란 말이 나오기 쉽지 않다. 매달 일정치 않은 사건수임 건수와 시도 때도 없는 의뢰인 상담으로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가 만연해서다 불규칙한 생활과 높은 업무 강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덤이다.

[안양=뉴스핌] 김학선 기자 = 우충사 변호사 2018.06.15 yooksa@newspim.com

이러한 환경 속에 출·퇴근이 자유로운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가 있다. 우충사 대표 변호사(40·드림 법률 사무소)가 그 주인공이다. 우 변호사는 22일 경기 안양에 위치한 자신의 법률사무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로펌계의 구글’이 목표”라고 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은 출·퇴근 시간과 근무시간이 따로없다.

그는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사건에 시달리다 보니,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8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일과 삶의 조화에 대해 철저히 고민했고 ‘나부터 워라밸을 실천해보자’는 생각으로 오후 6시30분에 퇴근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11월 법률사무소를 개소한 이래로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사무소의 직원들은 이보다 1시간 빨리 일터를 벗어난다.

근무 시간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오히려 일의 효율이 높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주어진 업무를 제때 마치기 위해서 일에 대한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구조여서다.

그는 “주어진 일만 제때 처리할 수 있다면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여가시간이 늘어날 수록 행복감과 일의 능률이 높아져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휴식이 곧 경쟁력인 셈이다. 당장 내달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대상 사업장은 아니다. 그러나 일찌감치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가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인 이 곳에 사무실을 연 이유도 워라밸과 연결돼있다. 다소 경쟁적인 분위기를 벗어나 여유를 찾고자 했다. 이를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놨다. 수임료가 낮은 소액사건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서다.

우 변호사가 기억 남는 의뢰인으로 꼽은 70대 할아버지도 그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다. 2년 가까이 아파트 하자를 보수하는 일을 했지만,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와 분쟁에 휩싸여 임금을 하나도 받지 못한 딱한 사연이었다.

반대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하자보수비를 과다지출했다며 반환 청구 소송을 걸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달리 할아버지는 법률대리인을 구하지 못했다.

그는 “경제 능력이 없어 할아버지께서 수임료가 없다고 했지만 사건을 맡았다. 도와달라고 했다”며 “최종결과는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끝까지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변호사보다 법률 상담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의뢰인과 공감대를 형성해 다시 찾게 되는 것.

[안양=뉴스핌] 김학선 기자 = 우충사 변호사 2018.06.15 yooksa@newspim.com

이 같은 가치관을 가진 그가 법조계의 길로 들어선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의 큰형 이름은 우판사, 둘째형은 우검사다. 막내동생은 우진사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라는 이름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는 경찰이 되고 싶어했다. 그는 “2008년 작고하신 아버지의 유지와 어머니의 바람이 있어 법조인이 됐다”며 “현재 법조계 길을 걷는 것은 나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의뢰인에게 희망을 주는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사법정의 구현을 위해서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경제적인 실리만 따질 게 아니라 공익적인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 수임 건수가 늘어나면 변호사를 충원해 기존 직원들의 삶의 질도 유지시키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며 “변호사 업계의 워라밸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0479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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