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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형 치매 치료제 개발 경쟁 ‘후끈’…“멀미약처럼 붙인다”

기사등록 : 2018-06-2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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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넘김 불편한 치매 환자…피부 부착형 약 개발 ‘러시’
당국, 치매 연구에 1조원 투입…정부 부처 일원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치료제의 성장성과 잠재력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가 치매약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도네페질 성분 패치형 치매약… “한국서 첫 성공 거두나”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치매 신약에 도전장을 내고 있으며, 그 중 패치형 치료제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치매 환자는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기 어려운 ‘연하 장애’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식도로 내려가야 할 음식물 일부가 기도로 넘어가면 염증 및 폐렴까지 일으키게 된다.

심하면 알약을 삼키기도 힘들어 약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힘들어한다. 이 때문에 멀미약처럼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 치매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사들은 ‘도네페질’ 성분 기반의 패치형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네페질의 오리지널 제품은 다국적제약사인 에자이의 ‘아리셉트’다. 국내 치매약 시장에서 부동의 처방 1위를 지키고 있는 제품이며, 아직 패치제 형태는 개발되지 않았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도네페질을 이용한 패치 개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도네페질 특성상 피부를 통해 약물 흡수가 어려운 점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게 된다.

현재 세계 최초로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곳은 패치제 전문 제약사 아이큐어다. 아이큐어는 도네페질 패치제의 임상 3상을 한국, 호주, 대만,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서 58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도네페질 패치제의 미국 임상 1상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임상 1상 통과로도 판매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여서, 두 임상이 모두 끝나는 2020년에는 국내와 미국 판매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보령제약은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Dissolving Microstructures)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라파스社와 ‘도네페질 마이크로구조체 경피 패치’를 공동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을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중으로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4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도네페질을 기반으로 패치 형태와 주사제 등 두 종류를 개발 중이다. 패치형은 한번 붙이면 1주일간 약효가 지속되며,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사제는 후보물질 탐색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엑셀론’ 패치 치료제 제네릭 개발에 성공해 판매 중이다. 현재 패치형 치매치료제는 ‘엑셀론’ 성분이 유일하다. 2007년 노바티스가 개발해 발매 이후 전 세계적으로 12억달러(1조3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엑셀론의 성분인 ‘리바스티그민’과 동일 물질인 ‘SID710(제품명 윈드론)’을 개발해 2012년부터 유럽 13개국에 진출했다. 이후 동일 성분 복제약 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정부 사업 부처별 '따로'…“통합 수준 높여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 수는 지난해 70만명에서 2050년 303만명으로 4.3배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체 노인 인구에서 치매환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9.9%에서 16.8%로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 추세라면 2050년에는 노인 6명 중 1명은 환자가 된다.

이에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치매 원인 규명과 예방, 혁신형 진단 기술, 맞춤형 치료 기술, 체감형 돌봄 기술, 치매 인프라 구축 등의 분야로 나눠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총 1조105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비용은 정부에서 80.8%, 민간에서 12.0% 부담한다.

그러나 정부 사업이 부처별로 따로 진행되는 경우 치매가 최우선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만 열을 올리거나, 중복투자를 하는 등 비효율적인 문제가 있다.

반면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통합적인 치매 관리 법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 알츠하이머 프로젝트법(National Alzheimer`s Project Act, NAPA)’를 승인한 바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세계 치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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