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김태한)는 29일 공시를 통해 미국의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취득과 관련한 국가별 기업결합 신고 절차에 돌입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약 3개월 후인 9월28일 이전 콜옵션 계약이 최종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2012년 바이오시밀러 개발 합작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바이오젠이 오는 29일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을 '50% - 1주'까지 양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각각 94.6%와 5.4% 보유하고 있었다.
콜옵션 계약이 최종 완료되면 삼성바이로직스는 현재 보유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956만7921주 중 922만6068주를 바이오젠에 양도한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주당 5만원과 이자를 더해 9월 28일 기준 7486억원을 지급하게 된다.
이번 콜옵션 행사로 바이오젠의 지분율은 현재 5.4%에서 약 50%까지 늘어난다. 본격적인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사회 역시 양사 동수로 구성되게 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콜옵션에 따른 파생상품부채로 반영된 1조9335억이 완전히 사라진다. 부채비율은 2018년 1분기 기준 88.6%에서 35.2%로 떨어지고, 약 7500억 원의 현금도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바이오젠은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개발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했다"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만 6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글로벌 상위 의약품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보유한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미셸 부나토스(Michel Vounatsos)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추가 지분 매입 옵션 실행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리딩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지분을 매력적인 조건으로 늘리게 되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중요한 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젠의 옵션 행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혐의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은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기존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한 것에 문제를 삼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바이오젠 콜옵션에 대비해 기존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바꾼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맞서왔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증선위에서는 금융감독원이 문제를 제기한 2015년 회계 처리 변경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회계 처리의 적정성 여부도 살펴봐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증선위원들은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관련 공시를 누락한 사항에 대해서도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 타당성에 대한 증선위 판단이 정해져야 조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음 증선위는 오는 7월 4일 예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바이오젠이 실제로 콜옵션을 행사하여 공동경영체제로 전환한 만큼 회계 기준 위반에 대한 의혹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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