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비저녹스와 BOE 등 중국의 OLED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착수하면서 9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뒤를 쫓고 있다고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비저녹스는 지난달 17일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 구안(固安)에 건설한 OLED 신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양산이 궤도에 오르면 연간 6000만장의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할 수 있다. 지방정부의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262억위안(약 4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일단 시제품 생산을 시작한 뒤 내년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비저녹스는 OLED 전문 업체이다. 1996년 중국의 명문 칭화(清華)대학이 설립한 OLED 프로젝트팀이 전신이다. 2001년 창업한 벤처기업이지만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의 자사 공장에서 OLED의 안정적인 양산에 성공, OPPO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에 공급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폰X(텐)'. [사진=뉴스핌] |
비저녹스에 따르면 약 6000명의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OLED 관련 특허도 이미 3500건 이상을 취득했다. 신공장 내 기술전시실에는 미 애플의 ‘아이폰X’과 비슷한 OLED를 채용한 스마트폰과 곡면 형태의 차량용 패널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비저녹스는 삼성전자나 대만 기업 출신의 기술자를 다수 채용함으로써 설계·생산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러한 투자를 배경으로 세계 최대의 LCD 생산업체인 BOE보다 먼저 OLED의 안정적인 양산을 실현했다.
BOE는 지난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OLED 신공장을 가동했다. 아직 안정적인 양산 체제는 갖추지 못했음에도 내년 가동 예정인 미엔양(綿陽) 공장에 이어, 2020년에는 충칭(重慶)에도 5000억엔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CD 패널 생산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하는 BOE는 “OLED에서도 생산 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TCL 그룹 패널 자회사인 CSOT(華星光電)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비저녹스와 같은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며, NEC 패널 부문을 인수한 텐마마이크로전자(天馬微電子)도 우한에서 양산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메이드인 차이나 2025’를 내걸고 제조업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의 풍부한 자금 등을 바탕으로 OLED를 지원하고 있지만, OLED는 LCD에 비해 생산기술을 확립하기가 어렵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불량품 비율을 삼성전자 수준으로 낮춰 양산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쉽게 좁히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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