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LG그룹의 2대 주주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29일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LG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본격적인 4세 경영을 위해 퇴임을 결정한 것.
㈜LG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은 오늘 이후부터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게 된다"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할 예정으로, 그 사이에 (경영과 관련된) 별도의 역할은 없다"고 말했다.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부회장이 퇴임을 결정함에 따라 그간 수면 아래에서 논의돼 온 계열사 분리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LG그룹과 구 부회장은 LG가의 전통인 '장자승계 원칙'을 감안해 계열사 분리와 관련된 여러 사항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 주식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에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LG의 지분을 처분해 전장부품 등의 신규 사업을 진출하거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LG그룹 계열사와 함께 독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LG그룹이 1999년 LG화재를 시작으로 LG벤처투자, 아워홈, LS그룹, GS그룹 등을 차례로 분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분리가능성이 거론되는 계열사는 LG전자 VC사업본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상사 등이다.
다만, 매년 조 단위의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인 LG디스플레이는 사실상 계열사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나아가 ㈜LG가 지분 85%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사인 LG CNS 역시 그룹 내 계열사의 시스템 통합 및 전사적자원관리(ERP), 아웃소싱 등을 담당하는 LG CNS의 역할이 중요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느 계열사든 사업에 있어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어 지금은 계열분리에 대해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며 "사업전반에 있어 당장은 큰 변화 없이 기존에 주력해왔던 신성장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 관계자 역시 "계열분리 같은 독립은 미리 준비한 게 아닌 만큼 시간이 좀 더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 부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이 1995년 LG그룹의 회장직을 물려받고, 그룹 전체를 통솔하는 동안 전자·화학·디스플레이·상사 등의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2010년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부회장 자리에 올랐고, 2016년에는 지주사인 ㈜LG 신성장추진단장을 맡아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애써왔다. 나아가 지난 4월 LG그룹이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업체인 ZKW도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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