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일 2018년 임금단체협상 관련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노조 집행부가 파업 실행에 들어가면 7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 5만417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한 결과 전체 조합원의 88.8%인 4만4782명이 참여해, 이 중 3만3084명(73.9%)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조합원 재적 인원 기준으로 따지면 찬성률은 65.6%다.
노조가 원하는 것은 △하루 근무시간에서 25분을 줄인 주야간 8/8시간 근무제 △임금 5.3% 인상 △해고자 복직 및 고소 고발 손배가압류 철회 △조건 없는 정년 60세 등을 일괄적으로 사측이 합의하는 것이다. 사측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향상 4만4640대, 기본급 3만5000원과 성과급 200%+100만원을 제시했고 정년연장은 사회형평성 차원에서 반대했다.
노조는 “사측이 경영위기를 공세로 (노조) 요구안이 무겁고 다룰 수 없다”라며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노조 집행부가 명운을 걸고 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대가로 임금인상률을 예년보다 낮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후상박’이라는 사회형평성 개념을 꺼내 들며 1,2,3차 협력업체의 임금을 올리는 것을 노사협상에서 중점 내용으로 다룬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현대차 임단협에서는 노조가 자신들의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집중하면서 협력업체 관련 내용은 논외로 빠졌다. 현대차 노조는 사회양극화 해소 특별 요구안이라며 사내하청 비정규직 임금이상 7.4%, 금속노조 산별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사내외 하도급 물량 노동자 최저임금 미달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가장 중요도가 낮은 ‘별도’ 요구 안으로 넣었다.
현대차 노조는 3일 오후 쟁위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2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추가적인 노사 협상이 불발되면 현대차 노조는 7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출범 이후 1994년, 2009~2011년 등 네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하반기 미국의 관세폭탄이 현실화될 지 여부"라며 "그럼에도 업계 1위인 현대차의 노조는 자신들의 회사와 업계의 상황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라며 한탄했다. 이어 "게다가 사회적으로 지역 고용 확대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회사가 투자하는 것을 별다른 명분없이 반대하고 있다"며 "노조 지도부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행위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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