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전세계 근로자들의 '임금 절벽'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근로자 임금 인상률이 낮아진 데다,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경제 성장의 과실을 점점 많이 차지하게 되면서다. 임금 절벽은 물가는 오르는 반면 임금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세계 각국 평균 임금(단위: 미화달러) [자료=OECD 홈페이지] |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OECD가 발표한 '고용전망 2018(OECD Employment Outlook 2018)' 보고서를 인용, 대다수 국가들에서 임금 인상률이 생산성 향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수 OECD 국가들은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임금 상승률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근로자들이 낮은 임금을 감수하면서 전체적인 임금 상승률이 떨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물가상승률 효과를 제거하면 OECD 국가들의 임금상승률이 평균 1.2%로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전의 임금상승률인 2.2%에서 떨어진 수치다.
보고서는 임금상승률이 둔화되는 국가들에서 초대형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증가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기업들 대부분은 기술 집약도가 높은 소수의 기업들인데, 이들 업체는 다른 전통적인 회사보다 적은 수의 고용을 하고 있다.
결국 OECD 국가들에서는 투자자들보다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국부(national income) 비중이 평균적으로 줄어들었다. 미국, 아일랜드, 한국, 일본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기술 발전이 '승자 독식주의'를 강화하면서 근로자 임금과 생산성이 분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계속 성장의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경쟁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감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작년 4분기에 임금 상승률이 평균보다 높았던 국가들은 캐나다와 프랑스 둘 뿐이었다. 반면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는 모두 임금 상승률이 떨어졌다.
OECD는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서는 독과점 금지 규제를 하기보다는 근로자들에게 더 나은 기술을 알려주고 이들을 교육시키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금융위기 이후로 고용은 늘면서도 임금 인상이 없이 경제가 성장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며 "특히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들을 도와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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