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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대미 보복관세 다음 타깃은 ‘케첩’

기사등록 : 2018-07-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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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1차 관세전쟁에서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위스키버번을 공격한 데 이어, 2차 전쟁에는 하인즈 케첩을 노리고 있다.

EU 관료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EU의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할 경우, 보복관세 대상으로 180억유로(약 23조5582억원) 규모의 생필품을 고려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케첩을 비롯해 냉동생선, 건포도, 여행가방, 심지어 반창고까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산업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수입차에 20%의 고율관세를 물겠다고 위협한 후 미국 상무부는 수입차가 국가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현재 EU는 수입차에 10%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2.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만 미국은 경트럭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관세 때문에 미국의 대EU 무역적자가 지난해 1510억달러(약 168조8180억원)에 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1차 관세공격에서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자, EU는 28억유로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물렸다. 이로 인해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이 비용 증대를 경고하며 EU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버번 제조업체들도 EU의 새로운 관세 때문에 EU 매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2차 공격으로 수입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 580억달러 규모의 EU 제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관세와 같은 규모로 응수한다면, 이번에는 100억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하지만 EU가 과연 타깃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인즈 케첩 제조사인 크래프트하인즈는 이미 유럽에 상당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EU의 관세보복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하인즈 대변인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케첩은 모두 유럽에서 생산된다고 FT에 전했다.

하인즈 케첩은 트럼프 행정부와 캐나다 정부와의 무역 갈등에서도 전면에 부각된 바 있다. 하인즈가 2014년에 캐나다 공장 문을 닫은 상황에서 캐나다가 관세 품목에 케첩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 노력하면서도 이처럼 보복관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말 세계 주요 자동차 수출업체들이 관세 인하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들고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다. 잘 하면 미국과 EU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낮지 않다.

수입차 관세를 담당하고 있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앞서 “수입차 관세가 실효된다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다임러·폭스바겐·BMW 최고경영자(CEO)들에게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무효화하면 유럽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 적용을 보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하인즈 케첩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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