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기내식 대란 등으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총수 일가 등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여성 승무원들이 과거 박삼구 회장을 찬양하는 공연 준비에 동원됐던 사실이 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10일 익명을 요구한 에어부산 직원 A씨는 "작년까지 에어부산 신입 객실승무원들은 아시아나 본사로 가서 춤추며 노래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신입 객실승무원 교육 과정에는 박 회장 접견행사가 있었다. 신사옥이 생기기 전 신입 승무원들은 일주일 간 아시아나항공 서울 본사에서 안전 교육을 진행했으며, 그 기간에 박 회장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옥이 생기고 나서는 신입 승무원들은 당일치기로 아시아나항공 서울 본사에서 교육을 진행하며 박 회장과의 접견 행사를 가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열린 '기내식 대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7.04 leehs@newspim.com |
이 행사에서 신입 승무원들은 박 회장을 위한 공연을 했다. "회장님 사랑해요" 등으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식이었다.
교육 담당자는 박 회장과의 만남을 준비할 것을 미리 지시했다. 신입 승무원들은 춤과 노래, 선물을 미리 만들고 검토를 받았다. 또, 박 회장과의 만남 시 "매우 반기라"는 당부도 받았다.
박 회장을 위한 공연 준비 때문에 신입 승무원들은 부산 본사에서 교육 받는 기간에도 따로 춤과 노래를 연습해야했다. 쉬는 시간은 물론 교육 시간을 따로 빼가면서 공연 준비에 매진했다.
공연은 여성 승무원들 위주로 구성됐다. A씨는 "남성 승무원들이 참여하기도 했는데 최대한 안 보이는 자리에 배치했다"며 "기수에 따라 남성 승무원들은 아예 공연에서 제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에어부산은 객실승무원 신입교육 과정에서 박 회장 접견 행사를 없앴다. 박 회장 맞이 공연을 준비한 것은 2017년 10월 입사한 26기가 마지막이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무원들은 회장님과 만날 일이 없다보니 짧게나마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그룹 쪽 요청으로 행사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미투' 논란이 나오면서 행사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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