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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세원 기자=중국 당국이 수입차 관세 인하에 나서면서 현지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다만 중국 자동차 시장이 양적 고속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글로벌 기업은 단순 가격 전략 외에도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강구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금융인은 '혼다' IT 인재는 'BMW', 직종별 선호 브랜드 달라
7월 1일 중국 당국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미ㆍ중 양국이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서 테슬라 등 미국 브랜드는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지만,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가격 인하 효과를 바탕으로 중국 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수입차 평균 가격이 약 8% 인하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현지 일각에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세부 시장별 치밀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중국 자동차 구매 성향을 보면 구매자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 소득 수준에 따라 선호 브랜드, 자동차 유형 등에 있어 뚜렷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1위 브랜드' 폭스바겐은 중국 내 일반 직장인과 기업 고위 경영인 사이에서 두루 선호됐지만 CEO나 창업자 사이에서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반면 벤츠는 중국 CEO 및 창업자의 최고 선호 브랜드로 꼽혔지만 기업 고위 경영인 사이에서는 홀대를 받았다.
중국 내 업종별 브랜드 선호도 차이도 눈길을 끈다. 중국 유력 매체 21스지상예핑룬(21世紀商業評論)에 따르면 중국 금융인이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혼다였다. 그 외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는 포드를, IT 종사자는 BMW를 ‘최애(最愛)’ 브랜드로 꼽았다.
중국 IT 종사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자동차 구매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阿裏巴巴), 텐센트(騰訊), 샤오미(小米) 등 중국 대표 IT 기업 직원의 자동차 보유 비중은 평균 70% 이상으로, 이 중 알리바바 직원의 자동차 보유 비중은 83%를 기록했다.
◆ 중국 고급차 시장, 젊은 부호 '신얼다이'를 잡아라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신얼다이(新二代)도 남다른 소비 성향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신얼다이'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중국인 젊은 부호를 지칭하는 신조어로, 기존 ‘재벌 2세’를 부정적으로 지칭했던 푸얼다이(富二代)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신얼다이는 자산력을 바탕으로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얼다이의 64%가 자동차 구매에 55만 위안(약 9300만 원) 이상을 쓰며, 이 중 80만 위안을 쓴다고 대답한 비중도 30% 이상이다.
신얼다이는 일반적인 고급 승합차 외에도 야생적 느낌의 지프차나 SUV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업계 조사에 따르면 신얼다이의 선호 자동차 유형 1위는 고급 승합차로 28%를 기록했으며, 지프차 및 SUV는 26%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슈퍼카나 친환경자동차도 19%대를 기록,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중국 유력 매체 텅쉰차이징(騰訊財經)은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중국 젊은 자동차 구매자는 제품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려는 욕구가 강하다”며 “기업은 이들의 소비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니즈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몇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은 성장률이 둔화되며 정체기를 맞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2010년 32.4%를 기록한 이후 2011년 2.5%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3% 성장세에 그쳤다.
국가별 중국 시장 점유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현지 기업이 전체 약 40%를 차지한 가운데, 독일, 일본 등이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2017년 독일과 일본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9.6%, 17%로 모두 전년도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4.6%로 주요국 중 유일하게 전년도 대비 비중이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중국 시장 점유율이 2.8%에 그치며 현지 시장 10위권 복귀 두 달 만에 다시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현대차 현지 합작사 베이징현대(北京現代)의 연간 판매량은 81만 6000대로 전년보다 약 27.8%가 감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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