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의 배출권 할당량을 1차 계획기간과 유사한 수준인 17억7713만t으로 결정했다. 다만, 2019~2020년에는 유상할당도 시행할 예정이어서 산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12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제2차 계획기간 배출권 총수량[자료=환경부] |
할당 계획은 배출권거래제 참여 기업(제2차 계획 기간 대상 기준 591개사)의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정하는 것으로 계획 기간 단위로 배출권 할당량을 정해 기업별로 분배한다. 기업은 할당 받은 배출권 범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할당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제2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량을 17억7713만톤으로, 1차 계획기간보다 약 2.1% 늘렸다.
연간 배출권 사전할당량은 모두 5억4766만톤으로 동일하게 책정됐다.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된 지난 2015년 할당량인 5억3260만톤과 유사한 수준이다. 정부는 2016년 5억3260만톤, 2017년 5억3890만톤 등 매년 배출권 사전할당량을 경제성장 등 증가요인에 관계없이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감축 후 배출량 5억3600만 톤)이라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맞추기 위해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에게 배출권을 전부 무상할당했던 제1차 계획기간과 달리 이번 계획기간에는 전체 63개 업종 중 발전사 등이 속한 26개 업종에 대해 할당량의 3%씩을 유상으로 할당한다. 유상할당 대상 업종 입장에서는 할당량이 부족한데다 3%는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겹치게 됐다.
특히, 할당 받은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시장에서 배출권을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할당량이 적을 경우 배출 여유가 줄어들어 비용이 발생해 기업 부담이 더해지게 된다.
산업계는 정부가 경제성장을 무시하고 2015년 수준으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맞추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배출권거래제를 포괄하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을 통해 과거 2016년 수립한 로드맵 당시보다 수정안에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이 GDP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김정환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배출권 할당량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들의 불만이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무역집약도 30% 이상, 생산비용발생도 30% 이상, 무역집약도 10% 이상·생산비용발생도 5% 이상인 업종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배출권을 전량 무상할당하는 등 대책도 시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공청회에서 제시되는 의견 중 타당한 부분을 할당계획안에 반영하고 할당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를 거쳐 이달 말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