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6일 오전 11시 서울 도봉구의 한 고기집. 점심 장사를 준비하던 채영희(58)씨는 "앞으로 어떻게 가게를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채 씨는 "이미 올해부터 인건비 문제로 5명이었던 종업원을 줄이고 가족 3명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바쁠 때는 그때그때 식당파출부를 쓰고 있는데 이마저도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노원구에서 장어집을 운영하는 이갑순(55)씨도 "경기불황으로 장사도 안 되는데 임대료에 인건비까지 치솟으니 도무지 방법이 없다"며 "가게를 폐업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오른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음식점,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의 인건비가 내년에 더 오르게 될 경우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편의점점주협회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팻말을 들고 최저임금 동결 및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카페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카페 역시 아침부터 밤까지 운영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종업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중소 프랜차이즈 카페의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고아라 씨(26)는 "4명이던 종업원을 최근 2명으로 줄였다"면서 "나도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 당장 월급이 오른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직장이 없어질 걱정을 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얼마 전 종업원 1명을 뽑기 위해 공고를 올렸는데 하루에 30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려 깜짝 놀랐다"면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은데 막상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실정"이라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인 곽동욱(37)씨도 "얼마 전 매장을 확대해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종업원을 채용안할 수는 없으니 이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그만큼 매출도 성장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기흥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올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정부가 임대료 인하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시행해야 영세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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