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 직장인 A씨는 1년에 3~4차례 해외 여행을 떠나는 여행 마니아다. 그는 최근 가입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의 추천에 따라 맞춤형 적금 상품에 가입하고,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를 새로 신청했다. 이 앱은 A씨의 은행 입출금, 신용카드 사용액, 통신료 납부액 등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해 그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한 것이다.
A씨가 가입한 금융 조언을 해주는 앱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개인의 은행 예금계좌 입출금 내역, 신용카드 거래내역, 대출금 계좌정보, 보험계약 정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CMA 및 금융투자상품 종류별 총액 정보, 통신료 납부내역 등의 ‘마이데이터(My Date)'를 활용한 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런 데이터 통합관리와 유통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 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개인금융정보 통합·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인데 반해 정보주체인 개인이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구조가 복잡하고 표준화가 어려운 금융상품의 특성상, 정보 열위에 있는 금융소비자의 권익 향상에 나서겠다는 것.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다양한 핀테크 업체가 출현해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관리 지원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비스의 수준이 제한적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정보제공 및 공시의 질이 개선되고, 고액자산가 위주로 제공되던 자문서비스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의 소비행태와 위험성향 등 소비자 본인 정보에 대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금융상품’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핀테크·데이터 산업의 육성도 도모할 수 있다. 이들은 금융소비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수집·유통하는 정보중개업자로 산업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데이터 기반의 핀테크 혁신 주도를 통해, 전통적인 금융산업·데이터산업의 잠재적 경쟁자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방침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상위 5개 마이데이터 관련 업체의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약 65억9000만달러, 고용인원은 약 1만3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당국은 마이데이터 산업을 기존 신용조회업과 구분되는 신용정보산업으로 분류했다. 본인 신용정보 통합조회서비스 제공을 고유업무로 하되 신용관리·자산관리·정보관리 등 다양한 겸영·부수업무를 핀테크 업체 등에 허용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의 금융투자상품 자문과 금융상품의 추천·비교공시 제공 업무 등이 대표적 예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자본금 요건 등도 최소화했다. 특히 핀테크 업체의 특성을 감안해 기존 신용조회업과 달리 전문인력 요건도 두지 않았으며, 금융기관 50% 출자의무 등도 없앴다.
마이데이터 기업의 원활한 정보 수집을 위해 정보주체의 ‘개인신용정보 이동권’ 보장을 의무화했다. 정보주체가 개인신용정보의 이동을 원할 경우 해당 기관이 마이데이터 기업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요 수준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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