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증권·금융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공청회.."도입은 긍정적..경영참여엔 의견 갈려"

기사등록 : 2018-07-17 18:3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앞두고 전문가 공정회 열려
복지부 "기업과 생산적 대화로 자산보호‧수익제고"…26일 최종 확정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해 ‘경영참여’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경영참여를 전제해야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과 반대로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은 경영자의 경영권 축소로 이어져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상반된 주장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학계, 경영계, 자산운용업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우선 이들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체로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해외 연기금의 경우 주주활동을 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고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싸움이 됐다”며 “국민연금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일반 투자자를 비롯해 경영권을 가진 주주들, 또는 경영권이 없는 주주들을 포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금융위기 이후 여러 노력을 해야 했는데(우리는 그러질 못했다) 영국 등 선진국보다 스튜어드십 도입이 상당히 늦은 편”이라며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도입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2018.07.17 yooksa@newspim.com

주주들의 경영참여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복지부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우선 도입하고 경영참여 여부는 추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기업에는 경영참여가 압박이 될 수 있다”며 “경영참여로 주주 활동을 하면 성의 표시 의미에서라도 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 당시인 지금 경영참여를 시행하지 않으면 향후에는 도입이 힘들어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내년 총선과 후년 정권 말기로 인한 ′레임덕′으로 동력을 잃을 수 있어서다.

정용건 연금행동집행위원장은 “경영권 및 주주권과 관련된 논쟁은 스튜어드십 도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주주권 행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KT나 포스코 등 공공기관 성격을 띤 곳들에서 우선 경영참여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민연금의 주주 활동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안 보다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는 “비경영자의 경영 참여를 논하려면 국내에서 경영권자가 충분히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외국 헤지펀드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을 보면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경우가 아니면 정부가 사기업 경영활동에 개입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도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튜어드십 제도 도입 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독립성과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우선 연금에서 독립성과 투명성은 당연한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수익을 내야 하는 특성상 공익성은 투자활동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는데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연금에서 독립성과 투명성은 당연한 것이지만 투자에 있어서 공익성과 공공성은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선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상장기업들에 기업지배구조코드 도입을 요구하는 등 지속 발전 가능한 틀을 마련하고 장기 계획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기업가치·주주가치 훼손 우려 기업과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돼 기금의 장기수익 제고, 기금자산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도한 경영간섭 우려가 제기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절차에 의해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주주권행사 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와 같은 투자자는 큰 집의 집안일을 맡은 집사(Steward)처럼 고객이 맡긴 돈을 자기 돈처럼 최선을 다해 관리, 운용해야 한다는 모범규범이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오는 26일 확정한다.

june@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