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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피하자' 美 소비자 가전제품 구매 열기

기사등록 : 2018-07-1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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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가격 관세 시행 이후 이미 16% 급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가전제품 유통업계가 때 아닌 성수기를 연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연말 쇼핑 시즌에 펼쳐지는 소비 열기가 일찌감치 달아오른 것.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제품 가격이 크게 인상되기 전에 물건을 미리 사 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일부에서는 올해 연말 쇼핑 시즌 소매 업계의 실적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7일(현지시각) NBC뉴스에 따르면 세탁기와 냉장고, TV 등 비교적 고가에 해당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전자제품 유통업계가 문전성시다.

대규모 관세가 시행될 경우 가격 부담이 크게 상승하는 제품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전국의 매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콜린 웹스터 씨는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사용중인 LG 세탁기가 완전히 작동을 멈춘 건 아닌데 수명이 곧 다할 것 같아 교체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수입 관세 시행에 마음이 급해졌다”고 전했다.

세탁기는 이미 20%의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세부 항목에 따르면 관세 시행 이후 불과 수 개월 사이 미국에서 유통되는 세탁기 가격은 16% 치솟았다.

하반기 수입 물량이 120만대의 쿼터를 넘어설 경우 관세는 50%로 뛸 예정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세탁기는 연간 340만대에 이른다. 조만간 쿼터가 소진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 밖에 고가 가전제품 역시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9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가 소비를 재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가전은 통상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가격 할인 행사가 본격화되는 연말 판매가 급증하지만 보호주의 정책이 이변을 일으킨 셈이다.

때 아닌 활황에 이어 불황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미국 경제 성장과 펀더멘털에 대한 소비자신뢰가 흔들리는 데다 관세 시행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GDP의 70%에 이르는 소비에 커다란 흠집을 낼 것이라는 얘기다.

미시간대학이 집계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의 세부 항목에 따르면 현재 경기 판단과 소비자 심리가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세 시행에 따른 충격을 우려하는 소비자가 지난 5월 15%에서 6월 38%로 급증했다.

전국소비자연맹은 자유무역 협정에 따라 가계 구매력이 1만8000달러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무역전쟁이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는 이유다.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애널리스트는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 개월 사이 관세 시행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상승은 가계 구매력을 크게 깎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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