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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이들에게 전쟁이란?…그림·장난감으로 본 전쟁의 민낯

기사등록 : 2018-07-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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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진작가 브라이언 맥카티, 전쟁터 아이들 인터뷰
전쟁의 아픔을 그림·장난감 등 활용한 아트 테라피로 표현

[서울=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장난감을 오브제로 활용해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미국 사진작가 브라이언 맥카티가 이번에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본 전쟁의 잔혹함을 담은 작품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미국 사진작가 브라이언 맥카티. 이라크 모술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맥카티의 최근작은 다에시(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IS의 아랍표현)를 몰아내기 위한 전쟁으로 수천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이라크 모술을 배경으로 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맥카티는 모슬의 어린이들을 만나 아트 테라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맥카티의 'WAR-TOYS 프로젝트'의 한 작품. 탱크 앞에 서있는 한 가족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모슬전쟁 당시 팔을 잃은 이라크 아이가 맥카티의 작품을 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겪은 전쟁의 잔혹함과 상실, 상처 등을 그림에 담아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장난감을 활용한 작가의 작품으로 재구성됐다.

완성된 작품은 사실과 엉터리, 팝문화의 혼합물이다. 맥카티는 이를 “설탕과 혼합된 현실”이라 표현했다.

맥카티의 또다른 작품. '앵그리버드' 게임 캐릭터는 폭탄을 상징한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새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을 나타낸다. 그림 속 코끼리는 잃어버린 형제를 의미한다.

맥카티는 “사람들은 작품과 연결될 것이다”며 “서양의 대중들은 전쟁에 처한 이들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들로 여기곤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아이가 그린 코끼리 가족 그림(아래). 한 마리는 색칠이 돼있지 않다. 위에 있는 사진은 맥카티가 재구성한 것이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모술의 한 아이가 어른 코끼리 한 마리와 새끼 코끼리 두 마리를 그렸다. 그중 한 마리의 코끼리에는 색칠을 하지 않은 것이 보인다. 이는 아이가 잃어버린 자신의 형제를 차마 색칠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 아이가 돌맹이에 깔려있는 사람을 그렸다(좌). 오른쪽은 맥카티의 작품이다.[사진=로이터 뉴스핌]

IS 군인이 여성을 돌맹이 아래 깔아 죽게 만든 것을 목격한 아이가 그린 그림이다. 그림 속 여성은 무수한 원들 아래 파묻혀있다.

맥카티는 이를 머리 스카프를 두른 인형이 돌을 맞고 있는 모습으로 재구성했다. 작품 전경의 남성 그림자는 그녀를 죽인 암살자를 표현한다.

이라크 아이가 그린 사지가 잘린 시체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는 자매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쟁을 목격한 아이들은 수년이 지나도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맥카티는 “작품 속 장난감은 플라스틱으로 표현된 실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림 속에는 부러진 다리 위를 걸어가는 아이와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맥카티는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였던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작품 속에 전쟁을 담게 됐다. 그의 작품은 지난 1996년 크로아티아에서부터 시작돼 가자와 레바논, 이라크로 이어졌다.

맥카티는 “이 모든 것을 옛 도시에서 했다”며 “도처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파편 속에 남아있는 IS 전사 옆에서 장난감 사진을 찍었다”며 “이 프로젝트의 기이하고 기괴한 현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는 아주 학구적이고 예술적인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그러다 한 소녀가 피로 가득 찬 웅덩이를 그리는 것을 보고난 뒤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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