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이미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 기업들의 물량공세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발전 대토론회'에서는 중국의 추격을 막기 위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의 여러 가지 제언이 쏟아졌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발전 대토론회' 현장. 2018.07.18. [사진 =양태훈 기자] |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반도체는 대기업이 세계 최고수준이어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지원이 필요 없다는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산업부, 9800억원)과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과기정통부, 9800억원)의 국가 R&D 예비타당성 조사가 조기에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초 산업부에서 반도체 2K 프로젝트를 제시,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22년 30%, 반도체소재 국산화율은 2022년 70%, 월드 챔프 장비기업도 8개를 육성하기로 논의했는데 이를 반드시 시행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육성을 위해 국가 R&D와 연계한 고급 R&D 인력 양성과 기업체 특화 엔지니어 양성 프로그램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과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은 테스트베드 조기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언했다.
황철주 회장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가격경쟁력(미세공정 기술)을 갖고 있지만, 중국을 상대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도움으로 적자를 내도 시장에 계속 물량을 내는 만큼 우리는 앞으로 3년 후에 중국이 할 수 없는 기술을 해야 하고, 중국이 갖고 있지 못한 인프라를 구축해 지속성장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부회장은 "테스트베드는 R&D를 가속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우수한 소자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신규 개발을 위해 여러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는 우리나라 소재·부품 업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정부가 대학지원 사업규모를 늘리고, R&D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인재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근영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관련 투자규모가 200조라고 하는데 민간투자를 합치면 400조도 될 수 있다"며 "한국은 (연구사업비 규모가) 계속적으로 주는데, 정부가 기간산업으로 보고 적극 키워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부는 우선 반도체 R&D 관련 예산규모를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테스트베드 구축은 산·학·연 연계를 통해 올 하반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영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올해 이후 신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대규모 R&D 예타를 기획, 이를 기획재정부에 신청하는 과정에 있다"며 "R&D 인력양성에 특화된 프로그램도 그간 설계인력 양성에 치중한 면이 있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관련한 전용 트랙도 만들었고, 내년 예산에서 대폭 증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스트베드는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회사가 다 같이 참여해 운영하는 것인 만큼 업계와 학계의 이야기를 들어 하반기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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