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우리 사회의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노인혐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한국인의 미덕이던 노인공경사상이 희미해지고 노년층이 야기하는 각종 사회문제 역시 늘면서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심각한 노령화…2045년엔 유소년 1명당 노인 2명
'꼰대' '틀딱' 등으로 대변되는 노인혐오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사회를 이미 경험하고 있다. 총인구 중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노령화지수(15세 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는 2017년 104.6으로 이미 100을 넘어섰다.
올해 109.9로 더 높아진 노령화지수는 2020년 121.8, 2025년 156.2를 찍은 뒤 2033년 204.0으로 200을 넘길 전망이다. 심지어 2045년엔 296.3으로 3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는 노인 운전자가 일으키는 심각한 사고가 최근 빈발한다. 고령의 운전자가 사망사고를 내고, 손자를 차안에 방치해 숨지게 하는 할아버지도 있다. 은퇴한 고령자에 대한 국고지원을 두고 일본사회 청년층의 반발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꼰대’ ‘틀딱’ 도 넘은 노인혐오…세대갈등 해결 어떻게?
일본의 불상사는 시차가 있을 뿐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사회도 노년층이 급증하면서 젊은 층과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
노인에 대한 젊은 층의 불만은 노인학대, 노인차별(에이지즘), 노인혐오 등으로 표출된다. 10대 청소년들도 즐겨 쓰는 ‘꼰대’ ‘틀딱’은 한국 사회가 노인을 혐오하는 단적인 예다.
노년층이 혐오의 대상이 돼가는 이유는 일본과 비슷하다. 노인인구가 늘면서 젊은 층의 부담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노인복지에 들어가는 세금이 늘면 상대적으로 30~40대 경제인구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타인의 희생과 양보를 강요하는 노년층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유튜브에는 지하철에서 임신부에게 자리를 요구하는 노인의 폭언을 담은 영상이 올라와 난리가 벌어지곤 한다. 이런 영상에는 어김없이 “나이 먹은 게 벼슬인가” “늙으면 죽어야지”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진다.
◆피할 수 없는 초고령사회, 서로 배려해야 해결
전문가들은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려면 세대 간 이해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상 최악의 저출산 현상으로 이미 초고령화를 피할 수 없는 만큼 노인혐오는 제도나 법규 등으로 막기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 전문가는 “저출산 쇼크로 우리사회의 고령화, 초고령화는 현재로선 막을 길이 없다. 세대 간에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노인혐오, 나아가 노인학대 등 각종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노인혐오를 마치 정당한 현상, 하나의 트렌드로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라며 “노년층은 젊은 층이 노인을 혐오하게 된 원인을 생각해보고, 청년들은 노인들을 막연하게 혐오하게 된 건 아닌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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