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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백신조작 파문 창성성우 관리종목 지정, 사태 파장 확산

기사등록 : 2018-07-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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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견병 백신 조작에 이어 불량 영유아 DPT백신 유통, 中 네티즌 분노
전문가 '거래소 상장규칙'에 의거해 강제 상장폐지 가능성도 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백신 조작 파문으로 중국을 충격에 빠트린 창성성우(長生生物, 002680.SZ)가 오는 26일 관리종목(ST)으로 지정된다. 회사 고위 임원들이 구속되고 백신 생산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창성성우의 강제 상장폐지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광견병 백신 성능 조작 및 불량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 공급으로 비난을 받는 창성성우는 24일 밤 공고문을 게재했다.

공고문은 “창성성우가 25일 하루 거래정지에 들어가고, 26일 거래가 재개되면 기존 ‘창성성우’ 대신 ‘ST창성’이란 종목명을 사용하게 된다”며 “관리종목(ST)에 등록되면 더욱 엄격한 투자자 보호 조치 및 리스크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고문은 “문제가 된 DPT 백신과 광견병 백신 외에도, 자회사 창춘창성성우(長春長生生物)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생산·판매 중지 상태에 들어갔다”며 “최소 3개월 내에 정상 생산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5일 거래중지(停牌)된 백신 제조회사 창성성우의 지난 1년간 추가 추이. 창성성우는 15일 백신파동 이후 7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고, 26일 관리종목(ST)에 편입될 예정이다. [캡쳐=텐센트재경]

백신파동 발생 후, 창성성우 주가는 24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52%넘게 빠졌다. 25일 창성성우가 거래정지 되자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데 왜 거래정지 상태냐”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중국 유력 매체 신징바오(新京報)는 창성성우가 26일부터 거래재개 되더라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장폐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징바오에 “사태의 심각성 및 파급력이 크고, 정부 최고위 관계자가 주시하는 사안”이라며 “하반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것은 물론이고 강제 상장폐지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이어 “창성성우는 기업 운영상황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끼쳤다”며 “그 외에도 재무제표 투명성 불충분, 뇌물 수수, 정경 유착 등 혐의를 받고 있어 ‘선전증권거래소 상장규칙’을 어떻게 적용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징바오는 장밍하오(張名豪) 창성성우 부회장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장 부회장이 “어쩔 수 없다. 상장 폐지를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지”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밍하오 부회장은 가오쥔팡(高俊芳) 창성성우 회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앞서 23일 창춘(長春)시 공안국은 “가오쥔팡 창성성우 회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 6명을 구속하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물론 해외 순방 중인 시진핑 주석까지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자를 엄벌하라”고 지시하면서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창성성우 사진 [캡쳐=창성성우 홈페이지]

지난 15일 중국 식약품감독관리국(SFDA, 식약국)이 창성성우의 인체용 광견병 백신의 생산 기록 조작 의혹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문제가 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뒤이어 창성성우와 우한생물제품연구소(武漢生物制品研究所)가 생산한 불량 DPT 백신 25만대를 영유아들이 이미 접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됐다.

또한 식약국이 창성성우에 344만위안(5억7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실이 전해지자, 류창둥(劉强東) 징둥닷컴 회장은 “벌금이 너무 적다”며 “분노한 아버지로서, 중국의 모든 부모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갖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쉬징허(徐景和) 식약국 부국장이 22일 중국 중앙방송(CCTV)에서 창성성우에 대한 조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버버리 피케 티셔츠를 입고 나온 것이 중국 네티즌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네티즌들은 “이런 심각한 사안을 설명하면서 명품 옷을 입고 나온 데다, 행동과 말투도 부자연스러워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창성성우가 지난해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이 4830만위안에 달한다는 소식과 함께 정경유착 의혹도 커지고 있다. 또한 국유기업이던 창성성우의 민영화 과정에서 가오쥔팡 회장이 지분을 늘리게 된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성성우에 대한 대대적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더욱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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