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지난달 27일 수사를 개시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차 수사기간 반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망 등 거듭된 '암초'를 만나면서 '드루킹' 댓글조작 진상규명에 난관을 겪을 전망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26일은 특검 수사가 30일째 맞는 날이다.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은 60일로 오는 8월 27까지다.
◆ 특검 첫 한 달, 드루킹 추가 기소·경찰 발견 못했던 휴대전화 등 증거 확보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할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첫 공식브리핑을 하고 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날 공식 출범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2018.06.27 yooksa@newspim.com |
특검의 지난 한 달간 수사에서 가장 큰 성과는 드루킹 일당의 추가 댓글조작 혐의를 특정해 이들을 추가 기소한 것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자금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측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허익범 특검은 지난 20일 "드루킹 일당 4명을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며 "이들은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21일까지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2'를 활용해 아이디(ID) 2196개를 동원,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기사 5533개에 대한 댓글 22만1729개에 총 1131만회 공감·비공감 클릭 신호를 보내 순위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기존 경찰 수사 결과와 자체 수사 진행상황을 바탕으로 앞서 검찰에서 기소한 1월 17~18일 댓글순위조작 혐의 외에 이같은 드루킹의 추가 댓글조작 판단을 내렸다.
또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 현장조사와 인근 창고 압수수색 등을 바탕으로 경찰 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휴대전화와 유심(USIM) 관련 자료, 노트북 등 디지털 자료를 확보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자금흐름을 추적해 경공모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확인했다. 수사 과정에서 드루킹 김씨가 고 노회찬 의원 측에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 과정에 김씨 측근이자, 경공모 핵심 회원인 도모(61) 변호사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정황도 포착해낸 것이다.
◆ 노회찬 사망·구속영장 청구 기각 등 거듭된 '암초'…진상규명 '첩첩산중'
하지만 법조계 안팎의 우려도 이어졌다. 수사 기간이 짧아 '속도'가 생명인 특검 수사의 특성을 무시한 채, 주된 임무인 댓글조작 사건과 이 사건 배후에 대한 진상규명이 아닌 노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곁가지' 수사에만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실제 수사 개시 20여 일 만에 나온 특검의 긴급체포·구속영장 청구 1호 대상은 노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건네는 데 관여한 도 변호사였다. 당시 특검은 도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위조교사, 이에 따른 업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드루킹' 김동원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온 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2018.07.24 |
도 변호사가 댓글조작에도 관여한 정황이 있지만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해당 혐의는 이번 영장 청구 이유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법원이 긴급체포에 대한 적법성을 문제삼은 것은 물론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아 영장청구가 기각됐고 특검 수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은 노 의원의 갑작스런 죽음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일각에선 특검의 무리한 수사 시도로 노 의원이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검 측 관계자는 "노 의원이나 노 의원 가족 등에 대해 소환 통보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이같은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특검은 남은 수사기간 한 달 동안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규모와 범위, 이에 가담한 인물들, 배후 등을 알아내야 한다. 또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불법정치자금 관련 사건도 여전히 진상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특검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소환조사 등 굵직한 수사를 남겨놓고 있다.
특검은 남은 한 달간 수사력을 집중해 사건 진상을 규명해내겠다는 방침이다. 특검 측 관계자는 25일 취재진들과 만나 "초반 30일 수사 양상과는 다르게 수사가 좀 더 핵심에 근접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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