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퇴근길 직장인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시민들과 호프집에서 생맥주 잔을 마주쳤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격의 없이 맥주를 마시며,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어려움이나 조언 등을 과감 없이 경청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저녁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청년 구직자 배준씨와 안현주씨, 이찬희씨를 비롯해 편의점 점주인 이태희씨, 음식점주 이종환씨, 아파트 근로자 김종섭씨, 서점 사장 은종복씨,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도시락업체 사장 변양희씨, 중소기업 사장 정광천씨 등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서 "지난 대선 때 소통 잘하겠다고 하면서 퇴근길에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며 "처음에는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만나 편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세상 사는 이야기를 가볍게 나누는 자리로 생각했는데, 요즘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자영업이나 고용 문제들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어서 그런 말씀들을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아무런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고 오로지 듣는 자리로 생각하고 왔다"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는 줄 알고 왔을 것인데 편하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부탁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 음식점 주인 이종환씨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해, 될 수 있으면 가족끼리 하려 한다"
음식점주 이종환씨가 '아끼고 사랑합시다'라는 이름의 건배사 '아싸'로 분위기를 달궜다. 하지만 잔을 마주치며 술이 들어가자 이내 불만이 하나둘씩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쓴 소리를 던졌다.
이종환씨는 "정부에서 정책을 세울 때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줬으면 한다"며 "대부분이 생계형 자영업자이고, 근로시간이나 시간 외 수당은 같이 벌어서 분배가 돼야 하는데 같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책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최저임금 같은 경우 좀 성장해서 주면 되는데 지금 경제가 침체되니까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말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한 실적이어서 될 수 있으면 종업원을 안 쓰고 가족끼리 하려고 한다. 무인시스템 가동하고 그러면 일자리 창출도 안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최저임금 자금 지원을 언급하며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나"라고 질문했고, 이씨는 "지금 복지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식당을 하는 분들이 최저 사업자인데, 강요하고 해서 그냥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호프 파티 |
◆ 청년 구직자의 하소연 "자격증 공부에 돈이 많이 들어가 부담스럽다"
청년구직자 이찬희씨는 "다음 학기가 4학년 2학기인데 시험 비용이 많이 든다. 정책의 도움을 많아서 취업성공 패키지를 하고 있는데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이공계들은 자격증 공부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것이 부담스럽고, 정책이 좀 바뀌어서 작년에 공부하는 돈과 올해 공부하는 비용이 다르다"며 "당장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외국계도 (시험을)보려고 하는데 자격증을 따는데 한 달에 80만원 이상 든다"며 "교통비와 식비를 포함하면 87만원 정도로 취업 시장에 들어오면서 이렇게 돈이 들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년구직자인 배준씨도 "그동안 공무원 준비를 3년 했는데 그냥 고시를 접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한다"며 "지방학생들은 수도권의 좋은 학교 학생에 비해 피해 의식도 있다. 그런데 더 이상 하는 것은 시간만 잡아먹는 것 같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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