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수요측 물가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리물가는 소비자물가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물가 오름세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29일 발간한 'BOK 이슈 노트: 우리나라의 관리물가 현황 및 거시경제적 파급영향 평가'를 통해 올해 1분기와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 1.5%로 집계됐으나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1.6%, 2.2%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관리물가(Administered prices)란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대상으로 추정한 가격지수를 지칭한다.

관리물가 대상 품목은 40개로 전체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품목(460개)의 8.7%에 해당하며 복지정책 강화로 늘어나는 추세다. 유형별로는 전기·수도·가스와 같은 필수재를 포함하는 공공부문, 의료·교육·교통비 등 재정지원 민간부문, 통신요금·방송수신료 등 재정 미지원 민간부문의 3가지로 분류된다.

관리물가 오름세는 기조적으로 완만해지는 모습이며 2016년 이후 0% 내외의 낮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2015년 2.1% 상승후,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0.9% → 0.5% → -0.4% 로 집계됐다.

분석대상 기간인 2006~2018년 6월 중 관리물가는 평균 1.2% 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을 크게 하회했다.

특히 고교 무상급식 시행과 대학 납입금 폐지 또는 축소, 건강보험 수혜 대상 확대에 따른 관련 의료비용이 하락하면서 관리물가로 인한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됐다.

한은은 "수요 측 물가압력을 나타내는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의 경우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3%의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1분기 1.5%, 2분기 1.8%로 높아졌다"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 흐름이 나타내는 바와는 달리 수요측 물가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관리물가는 물가 전반의 안정적 흐름에 기여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의도치 않은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기조적 물가 흐름 판단에 교란 요인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향후 복지정책이 확대되면서 관련 서비스요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것으로 판단되는바, 통화정책 측면에서 관리물가가 경제활동과 크게 괴리되어 변동할 경우 이를 제외한 기조적 물가 흐름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과 같이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완만할 경우 관리물가 변동이 전체 물가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조적 물가 흐름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