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육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시스템(이지스 어쇼어)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3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도입 비용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큰폭으로 늘어난 데다, 배치시기도 예정보다 2년 늦춰진 2025년으로 연기되기 때문이다.
북한에 따른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미사일 방어 체계 강화를 위해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지스 어쇼어는 이지스함에 탑재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지상에 설치한 것으로, 미사일을 감지하는 레이더와 요격용 미사일로 구성된다.
루마니아 남부 데셀바루 공군기지에서 가동되고 있는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위성은 30일 이지스 어쇼어에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레이더 'LMSSR'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LMSSR은 탐지범위가 1000㎞ 이상인 최신예 레이더로, 이는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에 탑재된 레이더보다 탐지범위가 2배나 더 넓은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LMSSR 레이더를 탑재할 경우 이지스 어쇼어 한 기의 가격은 1340억엔(약 1조3500억원)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방위성이 밝혔던 구입금액의 1.7배다. 당시 방위성은 이지스 어쇼어 1기 당 금액을 800억엔이라고 했다.
여기에 운용비용까지 더하면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하는 데 드는 금액은 총 4664억엔(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신문은 "국회에서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완화되면서, 일본 정부가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지나치게 서두른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배치 후보지인 아키타(秋田)시와 야마구치(山口)현 하기(萩)시의 불만이 강해졌다.
게다가 이지스 어쇼어 본체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거래하는 유상군사지원(FMS)으로 조달한다. 사실 상 미국이 '부르는 게 가격'이라, 현재보다 도입비용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지스 어쇼어 도입시기도 2년 뒤로 미뤄졌다. 록히드 마틴 측이 FMS 계약 체결 이후 부터 이지스 어쇼어 1기를 제조하고 배치하는데 6년이 걸린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FMS 계약은 내년으로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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