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최원진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북한의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생산된 공장에서 활동이 재개된 것이 미국 정찰 위성을 통해 감지됐다고 한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사진과 적외선 이미지에서 산음동 시설에 드나드는 운송수단들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미사일 제조의 진전 정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평양 외곽에 위치한 산음동 병기 연구소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2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징후가 목격됐다고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7일 어랑천발전소건설장의 현장 지도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
최근 수주간 미 국립지리정보국(NGA)이 수집한 이미지에 따르면 새롭게 확보한 증거들은 산음동 공장에서 최소 화성-15형 1기에 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산음동 시설은 북한 최초의 ICBM 화성-15형을 제작한 곳이다. 이 화성-15형은 미국 동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한 사진은 북한이 ICBM을 이동할 때 사용한 것과 유사한 한 대의 트럭과 덮개가 씌어진 트레일러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레일러가 덮여있기 때문에 무엇을 수송 중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같은 정보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청와대 고위 관리는 미국과 한국 정보 기관들이 북한의 여러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美 정보당국, 트럼프 낙관론과 충돌
이같이 이달들어 확보된 증거는 지난달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양측이 북한의 비핵화를 약속했음에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설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으로부터 더 이상 핵 위협은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북미 양측의 비핵화 후속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낙관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보 당국이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말 미국 관리들은 미 언론에 정보 기관들은 북한이 핵무기 연료 생산을 늘렸으며,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비핵화 약속에도 불구하고 핵 폭탄 연료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서 여전히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전문웹사이트 38노스 설립자이자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인 조엘 위트는 "북한이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 전에 프로그램을 중단하길 바라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산음동 공장은 화성-15형 ICBM 두 기를 생산한 곳이다. 하지만 미국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북한이 대기권을 빠른 속도로 통과하는 것을 견뎌내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재진입체 실험을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리는 북한이 제조하는 새로운 미사일은 그러한 재진입체에 대한 추가 실험과 보다 정확한 유도 시스템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리는 "액체 연료 ICBM은 교체 연료를 사용할 때와 같은 위협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연료를 주입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자산을 고려할 때 우리는 거의 제 시간에 그것의 발사를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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