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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지금의 감사함 놓치고 싶지 않아요"

기사등록 : 2018-08-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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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으로 불리게 된 게 어언 3년이다. tvN ‘마녀의 연애’(2014)때 조짐은 보였지만, 그의 마성이 터진 것은 MBC ‘그녀는 예뻤다’(2015)였다. 그리고 KBS 2TV ‘쌈, 마이웨이’(2017)까지. 이번에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정점을 찍었다.

박서준(30)이 최근 종영한 웹툰 원작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꾀했다. 같은 로맨틱코메디(로코) 장르이지만, 이번 작품은 조금 다르다.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이영준 역을 연기한 그를 지난달 31일 뉴스핌이 만났다.

배우 박서준 [사진=어썸이엔티]

“원작 기반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시작 전부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많이 기다려 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짧은 시간에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 만든 것 같아서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연기하지 쉽지 않았던 캐릭터였어요.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김비서’를 통해 많은 분들이 행복을 느끼고, 공감하시고 감동하셨다면 저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박서준이 맡은 이영준은 잘생긴 얼굴, 완벽한 비율, 영특한 머리, 탁월한 경영 능력을 가진 흠결 없는 인물이다. 거기에 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를 가진 역할이기도 하다.

“일단 캐릭터 설정 자체가 제가 봐도 말도 안 됐어요(웃음). 저는 연기 톤도 자연스러운 걸 추구하는데, 이 역할은 정 반대였죠. 설정 자체도 과하고 원작에 비춰진 모습이 있기 때문에 소화하는 게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긴장을 놓친 적이 없어요. 소설이나 웹툰은 상상하면 서 볼 수 있는데, 드라마는 그걸 실사화 시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톤을 잡고 감정을 잡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공감 포인트가 달라져요. 작위적인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어요. 저한테는 큰 숙제였죠.”

배우 박서준 [사진=어썸이엔티]

박서준은 이영준이라는 캐릭터를 ‘숙제’라고 표현했다. 드라마가 끝난 현재, 그는 숙제를 잘 풀었을까. 박서준은 “내가 맡은 범위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나름대로 잘 소화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원작은 일부러 다 안 봤어요. 그 안에 갇히는 건 싫더라고요. 이영준은 여성분들이 봤을 때 판타지를 가질 수 있는 캐릭터라 부담스러웠어요. 그래도 허점도, 단점도 있죠. 그걸 보완하고 표현해야 하고요. 원작 이미지를 너무 기대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실망하신 분들도 계실 거고요. 하지만 만화를 실사화 시켰을 때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잖아요? 하하. 저만의 이영준을 100%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가 맡은 범위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죠. 나름대로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캐릭터는 확실하다. 웹툰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크다. 박서준을 가장 힘들게 했지만, 그의 반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설정이 바로 ‘나르시시스트’였다.

배우 박서준 [사진=어썸이엔티]

“부담스러웠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게 실제 저한테는 많이 부족한 부분이에요. 저는 저한테 너무 냉정하거든요. 그런 성격을 갖고 있는 제가,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영준을 만나니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그런 역할을 표현하면 반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캐릭터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도 커지고요. 나르시시스트를 갖고 있지만 밉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사랑스럽게, 재미있게, 위트있게 하고 싶었죠.”

스크린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지만, 유독 드라마에서는 ‘로코’ 장르를 많이 택했다. 노림수가 아니라 캐릭터만 보고 작품을 결정했다는 것이 박서준의 말이었다.

“요 근래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많이 했어요. 해당 장르를 통해 부각된 것도, 대중에게 인지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단순히 로코라서 한 건 아니에요. 캐릭터가 끌려서 한 거죠. 로코만 한다는, 그것만 추구한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 걱정됐다면 ‘김비서’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그런 걱정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웃음).”

배우 박서준 [사진=어썸이엔티]

드라마 ‘킬미, 힐미’(2015) 이후 공백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꾸준히 드라마에서 얼굴을 비췄고, 브라운관에서 잠시 잠잠해지면 스크린으로 옮겨갔다. 그는 다작을 하는 이유에 대해 “연기하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밝혔다.

“작품을 위해 고민하고 생각할 때 제가 살아있다고 느껴요. 드라마가 끝나고 2주 정도 쉬는 시간이 생기면 요즘 말로 ‘현타’라고 하죠? 그런 게 와요. 작품을 하면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계속 하게 돼요. 예전에는 오디션을 보면서 선택을 받는 입장이었다가 이제는 감사하게도 제의를 받는 입장이 됐잖아요. 그런 감사함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할 수 있을 때, 하게 됐을 때 최선을 다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힘들 때도 있죠. 그런 순간이 오기도 했고요. 하지만 잘 이겨냈어요. 올해도 개인 시간이나 쉬는 시간은 없더라고요. 하지만 올해는 지치지 않을 것 같아요. 하하.”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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