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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통신] 남북 정상, 올 가을 인니·러시아·미국서 회동 이뤄질까

기사등록 : 2018-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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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휴가 이후 빠듯한 외교일정...'비핵화' 외교전 속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동방경제포럼·유엔총회까지 이어져
각국, 남북 정상 동시 초청...수락시 해외서 3차 남북정상회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업무에 복귀한 뒤 빠듯한 외교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일정이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조코위 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 양국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 양국 정상을 초청한 바 있다.

아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세안게임 참석차 방문하는 것이어서,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비공개 회동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정상이 아세안게임에 나란히 참석하게 되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가 아닌 제3국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은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할 예정이다. 남북 정상이 입장식에 함께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화합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 아시안게임에선 여자농구·카누드래곤보트·조정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웃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지난 6월 러시아 방문 때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공식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도 예정돼있다. 일각에선 유엔총회를 계기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이 성사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엔총회 이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가을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동방경제포럼 일정은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정상을 모두 초청한 상황에서 이를 수락하면 외국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는데, 최근 북미 간 비핵화 실무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인니에 가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도 아시안게임에 굳이 참석할 동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6.25 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하고 동창리 미사일시험발사장을 해체하기 시작하는 등 북미정상회담 합의 사항의 일부를 이행하면서 종전선언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에 실질적인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종전선언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미국 입장에선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형국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최대한 시일을 미루는 한편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례적으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대북 제재의 예외조치를 요구하는 한국정부를 다잡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인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서 합의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유지 입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북측에 유리한 역할을 해줄 것을 은연 중에 요청하고 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남북 간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카드가 현실적으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주변국과 협의 중이다. 그러나 북미 간 비핵화 계획표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종전선언 역시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가을 외교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지만, 북미 협상의 진척에 따라 속도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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