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서방 전문가들의 수많은 의문에도 불구하고 서해발사장 해체는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확고한 의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8노스는 31일(현지시간) 편집인 칼럼을 통해 ‘이는 또다른 북한의 쇼다’, ‘북한은 다시 발사장을 복구할 것이다’라는 등 서방 전문가들의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우선 해체 후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로마 군대가 카르타코를 침략한 뒤 땅을 갈아엎고 소금을 뿌려 토지를 초토화시킨 것처럼 뿌리까지 파괴하지 않는 한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수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발사장을 그저 보여주기 용으로 해체하는 것이 상식적인가?”라고 반문했다.
38노스는 서해 발사장은 건설에 10년의 시간과 수천만 달러의 돈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기 때문에 실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는 “로켓 과학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액체연료 RD-250 ICBM 엔진은 아직 안정적으로 제작이 가능할 만큼 충분한 실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여전히 엔진을 만들 때마다 미사일에 제대로 작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 발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해발사장을 해체한 후 다른 발사장을 만들지 않는 한, 북한은 액체연료 ICBM과 중거리미사일의 생산을 중단해야 하거나 생산을 계속 하더라도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의 억지력은 유지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고도의 전략적 공격을 위해 ICBM을 발사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우주발사체(SLV) 개발을 통해 ICBM도 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주프로그램에 매우 진지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하지만 SLV 개발이 미사일 실험에 쓰일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북한은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SLV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대신 러시아에 위성 발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8년 간 북미 대화가 중단되면서 북한의 SLV와 장거리미사일 기술이 급발전했다.
38노스는 북한의 서해발사장 해체가 우주 프로그램을 미사일 개발에 악용할 수 있는 구멍을 스스로 없애는 것이라며, 2000년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 위성 발사를 의뢰할 수는 있지만 어쨌건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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