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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파키스탄 美-中 마찰에 구제금융 난망

기사등록 : 2018-08-0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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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MF 자금으로 중국 채권자 구제할 수 없어"
파키스탄 대규모 부채에 외환보유액 '바닥' 6주 안에 210억달러 구해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위기에 처한 파키스탄에 복병으로 등장했다.

당장 외부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집행에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환전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파키스탄에 차관을 제공했다가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중국을 원조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대규모 부채를 떠안은 채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낸 파키스탄은 국영 기업의 민영화를 포함해 적극적인 자구책 시행에 나섰지만 금융위기를 막아내기 위한 자금줄을 어디서 구할 것인지 막연한 실정이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신임 재무장관 후보자인 아사드 우마르는 코 앞에닥친 금융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소 12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하고, 앞으로 6주 이내에 이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위기가 가시화,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다. 우마르 후보자는 자금원으로 IMF와 그 밖에 우방국을 거론했다.

이미 앞서 투자자와 주요 외신들 사이에 파키스탄이 조만간 IMF에 손을 벌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문제는 미국이다. IMF의 파키스탄 지원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최근 분명히 밝힌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IMF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며 “중국 채권자들 혹은 중국을 구제하는 데 IMF의 자금을 동원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이 제기되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파키스탄 정부가 지원을 요구할 경우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포함한 신흥국에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 지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대규모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과격한 관세 정책을 도입, 중국과 극심한 마찰을 빚는 가운데 파키스탄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카드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CNBC애 따르면 중국은 이른바 ‘중국 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라는 명칭의 인프라 사업을 전개, 지난해 62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파키스탄의 금융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추진 중인 인프라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관련 기업 및 은행이 파산할 경우 중국 역시 충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파키스탄에 2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급한 불을 끄자는 행보를 취했다.

하지만 이는 금융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 파키스탄이 중국의 지원을 반길 수만은 없다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주요 기업의 지분과 자산이 중국의 손에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파키스탄이 주요 국영 기업의 민영화를 추진, 공식적인 구제금융 요청을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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