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간밤 뉴욕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 가치가 5리라로 밑으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정부가 터키에서 테러리즘 지원 혐의를 받는 미국인 목사 재판과 관련, 두 명의 터키 장관에게 제재를 부과하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 거래 시간대에서 달러/리라 환율은 5.0934리라로 상승(리라화 가치 하락)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환율은 소폭 하락해 우리 시각 3일 오전 10시 26분 현재 5.0842리라에 거래되고 있다.
리라화 매도세는 터키 증시와 국채 가격에도 타격을 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자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터키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는 형국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일 터키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들이 기독교 목사인 앤드루 브런슨의 체포와 구금에 책임이 있는 조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2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브런슨은 지난 2016년 쿠데타를 조직한 단체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고 35년의 징역형에 직면한 그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단스케방크의 제이콥 크리스텐센 신흥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교착 상태가 더욱 악화하면 자본 유출이 늘어날 수 있고, 경제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터키는 경제 면에서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취약성도 갖고 있는 만큼 이는 이러한 지정학적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터키 국채 부도 위험에 대한 보험료(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는 6년 여만에 최고치로 솟아올랐고, 대표 주가지수인 BIST 100지수는 2.5% 넘게 급락했다. 은행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올해 터키 리라화 가치는 20% 떨어졌다. 물가가 크게 오르고 터키 중앙은행에 대한 독립성 우려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계속해서 중앙은행에 저금리를 압박하고 있다.
달러/리라 환율 5년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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