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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 대북 제재 놓고 신경전.."러 은행도 제재해야" vs "미 압박 실패"

기사등록 : 2018-08-0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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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북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금융거래에 연루된 러시아 은행 등에 대해 독자 제재를 부과한 뒤 유엔에도 제재 명단에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북핵 제재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의 '아그로소유즈 상업 은행(Agrosoyuz Commercial Bank)'이 북한 조선무역은행(FTB)의 러시아 모스크바 지부장 한장수를 도와 금융 거래했다며 이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장수는 북핵 프로그램을 위한 외화 조달과 관련된 인물로 미국 정부에 의해 대북 제재 명단에 올라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재무부는 조선무역은행의 모스크바 부지부장 리종원 역시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결의에 입각해 러시아 당국이 한장수와 리종원을 국외로 추방할 것을 요구했다.

재무부는 또 중국과 북한에 각각 근거를 둔 조선무역은행의 유령 회사인 중성인더스트리 앤 트레이드와 조선 은금 공사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입증 가능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미국은 계속해서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이행하며 북한의 불법 수입원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그들(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하나 또는 둘 다를 위반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결과를 달성하기까지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며 국제 사회의 변함없는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정부는 독자 제재에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도 러시아 은행과 북한 무역은행 관계자와 유령회사 등을 유엔 제재대상으로 추가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이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려면 안보리의 15개 회원국 전원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자국 은행에 대한 미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러시아 은행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 것에 대해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심각한 러시아 공포증을 가진 미국 정치인들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허용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러시아 은행 제재 문제는 자칫 미국과 러시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최근 싱가포르 북미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미국 및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중국 등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제재 완화도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기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입장을 보였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 2일 러시아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1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에게 신규 허가를 발급했다.

러시아 은행 제재 위반을 내세워 대북 국제 공조에 다시 경각심을 높이려는 미국과 이에 반발하며 제재 완화까지 요구하는 러시아 사이의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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